‘민심대장정’이란 국민속으로 들어가 현장에서 일하면서 민심을 읽고 민초들의 고민을 들어보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지난 2007년 대선전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민심대장정에 나서 언론과 여론의 우호적인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손 전 지사는 “민심대장정을 통해 국민들에게 달콤하고 향기로운 말을 해주려는 게 아니라 국민들의 얘기를 직접 들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뜬금없이 자다가 웬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고 비판할지 모르겠지만 정몽준 전 대표가 적당한 때를 잡아 1000일,1000일이 너무 길면 100일 민심대장정에 나서 보면 어떻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정 전 대표는 지금 FIFA부회장직도 내놓았고 4.27 재보선도 다 끝난 마당에 100일 민심대장정을 통해 민심을 직접 듣고 민심속에 들어가 민초들과 함께 땀흘리며 민심을 한번 진지하게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 전 대표는 지금 5% 미만으로 국민지지도는 미흡하지만 여전히 한나라당내 유력대선주자로 꼽히고 있고 "제 자신도 열심히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대선출마에 강한 의지를 피력한바 있다. 또 "본인 의욕도 있어야 하지만 국민들이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는 기대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지난달 29일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특강에서는 "다음에 올 때는 대통령으로서 오겠다"며 대권 도전의 속내를 거듭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현대가의 뛰어난 기업경영인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현대중공업을 재계 상위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고 FIFA부회장으로 한국축구의 세계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는 등 비정치적인 분야에서는 상당한 업적을 일궈내기도 했다. 정치적으로도 13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17대까지 무소속으로 5선 의원을 지냈고 지난 총선에서는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 동작을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고 한나라당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정 전 대표는 유력한 대권주자로서 갖추어야 할 필요조건은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대기업 출신이어서 서민과 괴리가 있다"는 항간의 지적처럼 대선주자로서 갖추어야 할 충분조건이 될 수 있는 서민이미지는 전혀 갖추지 못한 상태다. 정 전 대표가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만남을 통해 정치적인 위상과 비중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고 지지조직을 갖추는 일도 중요하지만 가장 시급한 일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에게 다가서려는 노력과 의지를 보이는 것이 더 시급한 때이다. 언젠가처럼 "버스요금 70원"으로 더 큰 곤혹을 치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새벽부터 시내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샐러리맨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캠퍼스를 방문헤 취업과 진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의 얘기도 들어보고 지금처럼 일손이 바쁜 농가를 방문해 잠시나마 일손도 덜어주며 여러 농민과 함께 막걸리도 나눠 마시며 농민의 애환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공장노동자를 만나 기름묻은 손과 악수도 나누고 식당에 들어가 4,000원 짜리 된장찌개를 먹으며 서민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 부자이미지를 가진 정 전 대표가 과시성 서민행보를 한다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더많은 국민들은 서민들에게 다가서려는 정 전 대표의 진지한 노력에 대해 조금씩조금씩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민심대장정에 나서는 동안 햇살에 하얀 피부가 좀 타면 어떻겠는가? 손에 흙이 좀 묻으면 어떻고 기름이 좀 묻으면 어떻겠는가? 껑충하게 큰 키를 좀 낮추어 서민의 눈으로 국민들을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야 할 때다. 그래서 정 전 대표의 말처럼 "대머리나 머리가 빠지는 사람만 발모제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듯 대기업가 출신도 얼마든지 온국민들이 무릎을 탁 치며 공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친서민 정책을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어야 한다. 선친 정주영 전 회장이 92년 당시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대표적인 ‘아파트반값’정책처럼 서민들의 귀와 눈을 번쩍 뜨게 하고 피부에 와닿는 살가운 그런 친서민정책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