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덕엽 칼럼니스트 ]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의 행동은 분명 잘못이었다. 국회의원이 신체 접촉으로 항의를 표현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적절했다고 보기 어렵다. 권 의원 역시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번 사안을 다루는 방식에도 국민은 묻지 않을 수 없다.
권 의원 개인에 대한 징계는 서둘렀지만, 정작 당내에서 제기된 상임위원회 배정의 공정성 논란에는 충분한 설명이 있었는가. 왜 특정 배정 기준이 적용됐는지, 의원들의 문제 제기는 왜 나왔는지에 대한 지도부의 성찰은 찾아보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윤리위원회를 둘러싼 절차 논란이다. 윤리위원들의 연이은 사퇴, 운영 방식을 둘러싼 내부 갈등, 일부 위원만 참석한 회의에서 징계 절차가 개시되며 제기된 절차적 정당성 논란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공당의 윤리기구는 누구보다 엄격한 절차와 공정성을 보여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러한 논란을 해소하기보다 윤리위원 충원과 징계 절차를 서둘러 진행하는 모습으로 비쳤다. 지도부가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은 '징계를 얼마나 강하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국민과 당원이 절차를 신뢰할 수 있는가'여야 한다.
권영진 의원의 행동은 비판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지도부 운영의 문제나 윤리위의 절차적 논란까지 덮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 사람의 잘못을 엄중히 다루는 것과 조직 운영의 문제를 성찰하는 것은 서로 배타적인 일이 아니다.
공당의 지도부는 희생양을 만드는 것으로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지도부 스스로 상임위 배정 과정의 공정성, 윤리위 운영의 독립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 국민 앞에 설명할 때 비로소 책임정치가 시작된다.
권영진 의원도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자신들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