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아피아는 25일 대구에서 더타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립선암 진단과 수술, 선수 생활 복귀 과정, 세계마스터즈육상연맹(WMA) ‘챔피언의 전당’ 헌액 소감과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그는 지난 2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WMA 제2회 ‘챔피언의 전당’ 헌액식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헌액자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헌액자는 조 아피아를 비롯해 존 미거(호주), 스콧 에릭슨(미국), 자넬 델라니(호주), 렁 치청(홍콩) 등 모두 5명이다. * 헌액 뜻 : 우수한 업적을 인정받아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것
WMA 챔피언의 전당은 단순히 우수한 경기 성적만으로 선정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경기력과 함께 스포츠맨십, 리더십, 후배 선수 육성, 봉사활동 등을 통해 마스터즈 육상과 지역사회에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선수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조 아피아는 M50과 M55 연령대 허들 종목에서 세계기록을 세운 세계 정상급 선수다. 세계·유럽·영국 마스터즈 대회에서 여러 차례 정상에 올랐으며, 주 종목인 단거리 허들을 비롯해 멀리뛰기에서도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 왔다.
그러나 그의 선수 인생은 2021년 전립선암 진단을 받으면서 큰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특별한 증상이나 가족력이 없었던 그는 친구이자 허들 라이벌의 권유로 검사를 받았다가 우연히 전립선암을 발견했다. 조기에 암을 발견한 그는 2021년 9월 암 제거 수술을 받았다.
조 아피아는 인터뷰에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뒤에는 이미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친구의 조언을 다른 남성들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자신의 경험을 공개하는 이유 역시 더 많은 사람이 검진을 받고 암을 조기에 발견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수술 이후 그의 목표는 단순히 건강을 회복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그는 다시 트랙으로 돌아가기 위한 재활과 훈련을 시작했다.
가족과 지도자, 물리치료사, 소속 클럽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몸 상태를 회복한 그는 수술 이듬해인 2022년 경기장에 복귀했다. 복귀 이후에는 다시 세계기록을 세우며 자신이 여전히 세계 정상급 허들 선수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특히 암 수술을 받은 뒤에도 기록 단축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의 복귀는 마스터즈 육상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에도 M55 남자 허들에서 세계기록을 경신하며 나이가 도전의 한계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조 아피아는 암 투병과 수술이 자신의 삶과 스포츠를 바라보는 관점에도 큰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경기 결과와 기록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다시 트랙에 설 수 있다는 사실과 자신의 경험으로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이번 챔피언의 전당 헌액은 그가 경기장에서 세운 기록뿐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 이어온 활동까지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는 30년 이상 선수와 지도자, 심판, 멘토, 선수 대표 등 다양한 역할로 육상 발전에 기여해 왔다. 학교와 스포츠클럽에서 젊은 세대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하고 있으며, 전립선암을 극복한 뒤에는 영국 전립선암 관련 기관 및 공공보건 기관들과 함께 암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스포츠와 공공보건 분야의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2026년 영국 신년 서훈 명단에서 대영제국훈장 구성원장인 MBE를 받았다.
조 아피아는 대구에서 열린 챔피언의 전당 헌액식에 참석한 데 이어 이번 2026 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에도 현역 선수로 출전했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뒤에도 경쟁을 멈추지 않고 세계 각국의 선수들과 같은 트랙에서 새로운 기록에 도전한 것이다.
그는 마스터즈 육상의 가장 큰 가치로 연령이나 질병에 관계없이 계속해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선수들이 경쟁하면서도 서로를 격려하고 경험을 나누는 공동체가 마스터즈 스포츠가 가진 특별한 힘이라고 평가했다.
대구와 한국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인상을 전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쟁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대회를 준비한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대구 시민들의 환대에 감사를 나타냈다.
조 아피아의 목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도 현역 선수로서 세계적인 기록에 도전하는 한편 지도자와 멘토, 육상 심판으로 활동하며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할 계획이다.
특히 전립선암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신의 경험이 단 한 명이라도 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받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전립선암 진단과 수술, 재활, 세계기록 경신, MBE 수훈과 WMA 챔피언의 전당 헌액까지 이어진 조 아피아의 여정은 스포츠가 단순한 승패와 기록을 넘어 인간의 회복력과 희망을 보여주는 무대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암을 이겨내고 다시 허들 앞에 선 조 아피아의 질주는 세계 마스터즈 선수들과 암 투병 환자들에게 “인생의 장애물은 넘을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