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경찰서에 차려진 이 사건 수사본부는 정 씨를 충남 보령에서 압송해 온 직후인 지난 16일 밤부터 형사과에서 외부 출입을 차단한 채 밤을 새워가며 조사를 벌였다. 김병록 안양경찰서 형사과장 등 수사본부 관계자들이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정 씨는 여전히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상황에 대해 말한 입장이 아니지만 순조롭게 가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해 정 씨가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경찰은 이에 따라 정 씨가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그가 혼자 기거해 온 거주지에 감식팀을 보내 집안 구석구석을 정밀 감식하고 있다. 감식에서 머리카락이나 혈흔 등 두 어린이가 집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한다면 정 씨도 자신의 범행을 더 이상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감식에서 증거물이 확보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곳에 이미 지난 14일 경찰이 혈흔을 찾기 위해 루미널 시약 테스트를 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지금까지 공개한 증거는 정 씨가 두 어린이 실종 당일 밤 빌려 다음날 반납한 렌터카의 트렁크에서 발견된 혈흔이 유일하다. 경찰은 지난 14일 이 혈흔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 의뢰했고 이틀 뒤인 이날 실종된 두 어린이의 것과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두 어린이의 혈흔이 묻어 있는 차량이 정 씨 소유라면 직접 증거가 될 수 있지만 문제의 렌터카는 두 어린이가 실종된 이후 최근까지 정 씨 말고도 8명이 더 대여해 사용했다. 확실히 무게 중심이 정 씨 쪽으로 기울어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정 씨가 범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수사팀 관계자들은 17일 오전 11시 수사상황을 브리핑하겠다고 밝혀 경찰이 어떤 또 다른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종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