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삶을 마감하면서 100억원대의 유산을 모교에 전달한 기부자가 잔잔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재산을 기증받은 서울대는 직계가족 없이 세상을 떠난 고인을 위해 직접 빈소를 차리고 장례를 엄수하기로 했다. 11일 서울대에 따르면 공과대학 동문인 유회진 박사가 10일 오후 구강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53세.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동아대 산업공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9년 10월 갑작스레 구강암 판정을 받은 유 박사는 사후 전 재산을 모교인 서울대에 기부하겠다고 결정했다. 유 박사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 등 재산은 110억원에 달한다. 유 박사는 암 선고를 받은 다음달인 같은해 11월 병환 중에도 서울대를 찾아 유산기증 약정을 맺었다. 유 박사는 암 치료비를 아껴가며 기부금에 보탤 정도로 자신에게는 매우 `인색"했으나 나눔을 향한 마음은 넉넉하고 너그러웠다고 서울대는 전했다. 생전에 미혼이며 직계가족이 없던 고인을 위해 서울대는 직접 나서 빈소를 마련하고 발인 등 장례절차를 돕기로 했다. 또 고인의 지인과 친인척을 수소문해 부고를 전하기도 했다. 오연천 총장은 11일 오전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분당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한 고인이 편안한 마음으로 삶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고인의 뜻이 길이 남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