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세종시 출마, 결국 한명숙 뜻대로…

  • 등록 2012.03.20 07: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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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렴청정 전면으로 이끌어내, 1인자와 2인자 권력전쟁 시작되나?

 
▲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1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세종시 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상임고문과 손을 잡고 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4·11 총선에서 세종시에 출마한다.

이 상임고문은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행정중심복합도시 최초 기획자이자 설계자로서 세종시를 제대로 완성시키기 위한 소임을 다하기 위해 출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공천이 확정된 신진 새누리당 후보(충남대 교수)와 심대평 자유선진당 후보와의 삼자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 상임고문의 이번 출마는 5선 의원과 국무총리까지 지낸 민주통합당 최대 권력자가 총선 선봉장에 나섰다는 점에서 많은 분석을 낳고 있다.

그동안 친노세력의 맹주로 당 지도부까지 좌지우지했던 이 상임고문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다. 이 상임고문은 “선출직에는 나설 뜻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

이에 대해 이 상임고문은 “여러 차례 공직사회에 출마 안하려는 마음 가지고 입장 표명한 바 있는데, 이번 총선 임하면서 세종시는 참여정부에서 처음부터 추진해온 중요한 정책적 과제이기 때문에 참여정부에서 책임졌던 사람 누군가 출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선출직 뜻 없다” 고수하다 이제와서…왜?

표면적으로 그는 세종시에 대한 책임론을 언급했지만, 당내에서는 한 대표의 설득과 회유에 결국 무릎을 꿇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혁신과통합 시절부터 이어져온 한 대표와 이 상임고문의 대결구도에서 한 대표가 1차 판정승을 거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 전 대표는 “출마에 앞서 지난 주 금요일 한명숙 대표 만나 4시간 동안 장시간 총선과 살아온 인생 얘기 충분히 나눴다”고 했고, 한 대표는 이 상임고문의 출마선언에 “너무 사랑스럽고 존경스럽고 감사한다”고 했다.

실제로 한 대표는 지난 16일 이 상임고문을 만나 세종시 출마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는 자유선진당 심대평 후보를 꺾을 사람은 이 상임고문 뿐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 상임고문이 후방에서 친노세력의 지휘관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불만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이달 초 민주통합당의 공천 잡음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이 상임고문이 문재인 상임고문 등 혁신과통합 인사들과 함께 한 대표를 찾아와 임종석 사무총장의 공천 취소를 압박한 것도 한 대표에게는 불편한 기억으로 자리 잡았을 공산이 크다.

이 상임고문 역시 한 대표가 당권을 쥔 이후 추진한 비리 혐의 및 이대 출신 인사 중용에 대해 적지 않은 불만을 표출해왔다. 한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인 지난 1월, 이 전 총리가 정치적 멘토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자 “그분은 나보다 8살이나 아래”라고 한 한 대표의 말도 이 상임고문에게는 충분히 괘씸하게 받아들여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종시 출마를 두고 참여정부시절 정치적 동지를 맺었던 이들 사이에 어떤 불화의 조짐이 움트기 시작한 것으로 보는 관측들이 민통당 주변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들간에 권력 싸움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나이가 많음에도 이해찬 상임고문을 국무총리 선배로 모셨고, 2007년 대선 후보까지 양보해야 했던 한 대표가 당권을 거머진 이후 이해찬 고문을 압박하는 정치적 행보에 정치권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양원석기자
미디어 뉴스 기자 soc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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