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언행과 품위

  • 등록 2012.08.08 11: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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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욕설로 인기 얻어 금배지 다는 시대는 지났다

대선전이 치열해지면서 정치인들의 인격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 때는 국민의 관심을 모으던 안철수 교수가 겉과 속이 다른 과거 행적이 드러나면서 표리부동한 사람으로 지탄을 받고 야당의 지도자급들은 새누리당 공천헌금 사건과 관련, 바로 며칠 전에 자신들이 저질렀던 일련의 행동은 까맣게 잊었는지 혹은 잊은 척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적반하장 격으로 해대는 비난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그리고 어제는 애당의 중진인 이종걸 의원이 욕설을 자기 트위터에 올려 지탄을 받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갈고 닦은 표시가 나야한다. 그래야 한 집안의 어른으로서 자라나는 애들의 모범이 될 수 있고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 성공할 수가 있다. 또한 장사나 기업의 성공 여부도 업주와 종업원의 품격과 친절이 성패를 좌우하는 법이고 공직사회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절제된 인격과 올바른 품행은 언제 어디서나 요구된다. 하물며 정치에 가서는 말 할 것도 없다. 아무리 정치적으로 적대 관계에 있는 자라 해도 그 사람을 대놓고 비하하는 발언이나 글은 결국 자기의 품격을 깎아내리는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신뢰도와 가치를 깎아내리게 마련이다.

2002년에 대통령에 당선 된 노무현, 그는 특유의 건들거리는 걸음걸이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거친 말투 때문에 항상 국민의 지탄을 받았고 그로 인해 지지율을 스스로 깎아먹었다. 또 그를 옹립해 권좌에 앉힌 일등공신 386 정치인들은 광주 망월동 묘지 참배를 가서 단란주점부터 들려 광란의 승리 축하 파티를 벌렸다가 같은 좌파 출신인 임수경 현 비례대표의 폭로로 개망신을 당했었는데 얼마 전 그 당시의 폭로 당사자인 임수경 의원마저 새누리당의 하태경 의원을 상대로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그리고 보니 좌파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에 의한 비인격적인 상말은 항상 말썽이 되어 온 셈이고 세월이 흐르고 자식을 기르는 부모 입장이 되어도 고치지 못하는 고질이 되었다. 반대와 투쟁을 일삼아 온 좌파의 생리 때문이겠지만 이제는 탈피할 때도 됐고 또 반드시 탈피해야 한다. 더 이상 투쟁 경력을 앞세워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도 지나갔을 뿐만 아니라 저속한 인기 영합 정치로는 발전도 없기 때문이다.

오늘자 조간신문에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를 했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한 기사와 박근혜 후보를 욕설 문자로 지칭한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에 대한 기사가 나란히 실렸다.
인터뷰에서 박근혜 후보는 만약에 서점에서 안철수 교수를 만나면 어떻게 할 것이냐? 또 안철수 교수와 자신을 비교할 때 안 교수의 어던 점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느냐? 묻는 패널에게

‘그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 싸인을 부탁하고 시간이 되면 차 한 잔 같이 하자고 요청할 것이라는 답변과 함께 그 분은 젊은 층과의 소통 면에서 저보다 뛰어나시고 젊은 층의 문제를 잘 파악하고 계신 것 같다’ 고 답변했다. 지금 박근혜 후보가 당하고 있는 모든 음해나 네거티브는 모두가 박 후보를 밀어내고 안철수를 대권에 올리려는 공작의 일환이다.

박 후보로서는 귀찮기 짝이 없는 존재일 것이다. 그러나 박 후보의 절제된 언행과 상대방을 존중하는 품격은 안철수를 상대로 해서도 빛을 발했다. 대조적인 기사에서 나타난 이종걸 의원의 반응은 실망 그 자체였다. 변명으로 사과를 대신했지만 그의 기저에 깔린 생각은 트위터 글 속에 이미 고스라니 드러나 있다. 그는 ‘그녀’라고 쓰려던 것이 실수였다고 말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처음부터 박 후보를 존중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비록 죽이고 싶도록 밉지만 그래도 체면이라는 것을 생각해서 ‘그녀’ 대신 ‘그 분’ 이라고 썼더라면 오늘의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야당 의원들도 품위를 보여야 한다. 나꼼수를 비롯한 매체에서 나타나는 젊은이들의 막말에 편승하여 철부지들의 인기나 얻어 금배지를 다는 짓은 초선으로 끝을 내고 재선 3선이 되면서부터는 절제된 언행과 품위를 보임으로서 덕망 있는 정치인으로 커나가야 한다. 이것이 어제 실수를 저지른 민주통합당의 이종걸 의원과 그 비슷한 성향을 가진, 여야 정치인들에게 대한 충고다.
이종택(논설위원) 기자 yijongtae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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