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도 외면한 안철수

  • 등록 2012.08.22 10: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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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떤 선택을 할까?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진보 지식인의 대표적인 원로 학자다. 특히 민주당에서는 자다가고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 바로 백낙청 교수일 정도로 백낙청의 민주당 지배력은 압도적이다. 지난 4.11 총선에서도 진보 원로 그룹 멤버로 참여하여 민주당과 통진당의 단일화 과정에도 개입하여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야당 진영에서는 절대 지존의 위치에 있는 백낙청이 “안철수의 생각”을 읽은 모양인데 그 서평이 참으로 이채롭다.

백낙청은 안철수의 생각에 나오는 정책적 내용들을 보고 ‘훌륭한 문서파일’이라고 하면서 어떤 성능의 실행파일이 딸렸는지는 문서만으로는 판단 할 수가 없고 실행파일을 돌려봐야 알 수 있다면서 문서파일로서도 부족하다는 비판을 가했다. 야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라면, 이제 와서 안철수가 제 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능력이 없는 것 같다고 하면서 갑자기 물러서 버리면 대선 정국에서 죽도 밥도 되지 않을 것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는 점을 백낙청도 인정하고 있다. 백낙청의 서평은 칭찬을 앞세운 사실상의 낙제라고 볼 수도 있다.

안철수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태를 보면 년말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일단 높아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정당 세력이 전무한 안철수의 도전은 일종의 모험에 속하기도 한다. 모험을 하기에는 안철수의 간은 매우 작게 보이는 측면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보면 백낙청이나 야당에서 우려하고 있는 중도포기가 없을 것으로 함부로 예단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안철수의 검증은 이제 서막에 불과할 뿐이다. 자고나면 새로운 사실들이 하나, 둘 까발려지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조갑제 닷컴의 조갑제 대표가 안철수 검증 보고서라는 책을 발간했다고 한다. “안철수의 생각”을 자세히 살펴본 후 대표적인 보수 논객들과 공저로 출간하는 책이라고 한다. 보수 논객 일각에서 본격적으로 안철수에 대한 검증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이 된다. 또한 월간지 신동아 9월호에는 방송에 출연한 안철수가 단란주점(일명, 룸살롱)에 다닌 사실이 없다고 밝힌 점에 실망한 어느 고위 공직자의 증언이 실렸는데 그 증언에 의하면 안철수가 제법 많이, 자주 단란주점에 다녔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지형도 까지 가르키며 매우 자세하고 확인해 주고 있다고 한다.

보통 사람이 성인 반열에 들지 않은 이상 어찌 허물이 없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룸살롱에 몇 번 드나든 적이 있다고 했으면 그만이었을 아주 조그마한 사례도 공영방송에 출연하여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으니까 안철수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엊그제 20일에는 전국교수노조, 민주화 교수 협의회, 학술단체협회, 등의 공동주최로 덕성여대 종로캠퍼스에서 “18대 대통령 선거 과정, 이대로 좋은가?‘ 라는 주제로 진보성향의 교수들이 모여 대담집을 열었다.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바가 있는 성공회대 정재규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는 가운데 이런 말이 나왔다. 안철수 교수가 계속해서 뜸만 들이는 모습을 보노라면 민주당과 단일화도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는 것이다. 안철수의 간재비와 같은 행동은 정당주의를 부정하는 무정당주의 활동으로 보인다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재규 교수는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과 불신을 드러내는 안철수 신드롬을 정확히 이해하되 이를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며 "정당을 거치지 않은 채 제3후보로 떠오른 안 원장 케이스는 대안적 정당체제를 만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정당정치를 약화시켜 해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보진영 측에서도 안철수의 굼 뜬 행보를 두고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하고 있음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다만, 민주당에서만 목이 빠져라하고 안철수의 눈치만 보고 있는 점이 다르다면 다른 점이라는 것이다.

백낙청의 평가에서 어림할 수 있듯이 안철수의 생각에 등장하는 정책적인 내용들은 이미 낙제점으로 인정받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말이 좋아 문서파일이지 사실은 진보 지식인의 원로로 부터도 옐로우 카드를 받은 것이다. 여기에다 강성 보수파들이 모여 안철수의 검증보고서라는 것을 펴냈다. 이제 안철수는 민주당을 제외한 양 진영으로부터도 협공을 받는 신세가 되었다.

안철수의 맷집이 얼마나 센지 알 수가 없다. 안철수의 검증 보고서라는 이 책이 발간되면 안철수의 맷집이 얼마나 강한지 밝혀질 것이다. 조갑제는 책머리에서 밝힌 머리말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안철수의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분석해 그가 내세운 ‘복지, 정의, 평화, 소통, 합의’가 얼마나 공허한지, ‘경제, 외교, 안보’ 분야에 얼마나 무지한지, 그리고 이념적으로 안철수가 얼마나 좌경화되어있는지를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안철수 검증 보고서’는 안철수가 좋아한 사람, 그가 쓰는 사람, 그가 하는 말을 만든 사람들, 즉 인맥도 파헤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착한 철수’가 ‘좌익 선동꾼’처럼 말하도록 그를 감염시킨 ‘바이러스’의 정체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책을 펴낸 조갑제닷컴의 설명이었다. 예고편을 보면 꽤나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을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한다. 날아오는 화살을 피할 사람은 안철수라고 해서 예외일 수가 없듯이 말이다. 내친김에 "안철수의 생각"뿐 아니라 “안철수의 검증 보고서”도 베스트셀러 반열에 들었으면 하고 기대한다.
석우영 논설위원 기자 stone620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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