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근혜 철옹성과 안철수의 모래성

  • 등록 2012.08.27 14: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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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불출마 선언을 기다린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25일에 있었던 KBS 시사토론을 잠시 짚어 본다. 그날 토론에는 보수 측 패널로 박효종 교수와 고성국 박사, 그리고 좌파 측 패널로는 김호기 교수와 영남대 교수라는 꺼벙한 친구 하나가 출연했다. 좌파 패널이라는 두 사람이 시작부터 5.16이 혁명이냐 쿠데타하는 문제로 토론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가더니 그 김호기 교수라는 인간은 노골적으로 안철수 광고에 나섰고 영남대 교수라는 작자는 사회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옹호론을 풀다가 안철수가 자신을 성인군자라고 한 적이 없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교수 치고는 한심한 수준이고 더 심하게 말하면 정신감정이 필요한 인간들이다.

 

예수나 석가도 생전에 자신을 성인군자라고 한 적은 없다. 만약 안철수가 자신을 성인군자라고 말했다면 틀림없는 정신병자다. 그러나 안철수는 일반인들이 자신을 성인군자로 인식하도록 유도했다. 요즘에 와서 들통이 나고 있기는 하지만 여자 있는 술집엔 가 본 적이 없고 자신이 보유한 주식전량을 내놨다고 방송에서 말을 했으니 일반인이 그를 성인군자로 착각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그 꺼벙한 친구가 토론에서 안철수가 성인군자라고 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은 안철수를 정신병자로 만들고 자신이 등신이라고 말 한 것과 똑 같다. 그 교수 말대로라면 안철수는 겨우 정신병자 수준을 면한 사람이지만 자신은 그런 안철수를 성인군자로 믿고 추종하는 사람이라고 말 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 날 토론회에서 박효종 교수는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잠행으로 일관하는 안철수 옹호에 바쁜 좌파 패널들을 시종 상식에 입각한 논리로 반박한 반면 고성국 박사는 대선에 앞서 수반되어야 할 검증의 필요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고 대선에 즈음한 야야 후보들의 공략 목표도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고 박사는 ‘대선 후보라면 최소한 정책, 국가관 그리고 도덕성에 관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최근 룸살롱 문제를 예로 들면서 일반인들이 안철수가 자신의 정책, 정체성, 국가관에 대해서 말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의 과거 행적과 언행을 토대로 도덕성만이라도 평가하려는 경향을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인데 그 것을 두 패널이 ‘아니면 말고’ 식의 음해로 규정하는 것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또 하나 주목할 발언은 대선 지지율에 관한 발언이다. 고 박사는 선거란 결국 100 이라는 한정된 지지율에서 일정 지지율을 가진 양측이 얼마큼의 중도 표를 잠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정해지는 승부로 해석했다. 가령 박근혜 지지율과 안철수를 포함한 좌파의 지지율을 똑 같이 40%로 볼 때 나머지 20%를 어느 쪽에서 성공적으로 잠식하느냐에 게임의 성패가 달렸다는 지론이다. 고성국 박사의 논리대로라면 승패는 이미 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경선을 일찌감치 끝내고 펄펄 나는 박근혜 후보를 모바일 투표라는 족쇄에 묶여 헤어나지도 못하고 죽을 쑤는 야당과 룸살롱 출입이라는 점잖지 못한 이슈에 걸려 허덕이며 언제 또 무엇이 터질지 몰라 전전긍긍 해명에 바쁜 안철수가 뒤를 쫓기에는 너무 거리가 멀어졌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하나 김대중 노무현 묘소를 방문한 박근혜에 대해 쇼라고 비난하면서도 박정희 대통령 묘소는 절대 참배하지 못하는 민주통합당이 중도 표를 잠식할 능력은 제로고 도덕성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는 안철수 역시 고사할 가능성이 짙기 때문이다.

 

안철수가 설 자리는 별로 없다.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이미 철옹성이고 야당 또한 일정부분 고정 지지율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들 양쪽 진영의 지지율은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공고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에 비해 급조된 안철수의 지지율은 두 철옹성 사이에 쌓아올린 모래성에 불과하다. 계산상으로는 보수에 환멸을 느낀 몇 10%와 등신짓만 골라하는 야당에 희망을 접고 이탈하는 표 몇 10%를 합산, 40여 %라는 목표치를 설정해 놓았겠지만 천만에 그 지지율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풍선일 뿐, 실체가 없다. 반면에 박근혜의 지지율은 몸집이 커져간다. 이명박 정권의 말살 기도 속에서도 그 몸무게를 불려나갔고 그 극심한 야당의 네거티브 공격 속에서도 흐트러진 적이 없다. 이미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인사라면 여야 불문하고 손을 잡고 있는데다 중도와 청년 층 공략이라는 숙제마저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박 후보의 모습을 볼 때 사상 최대의 대승가능성도 보인다.

 

민주통합당 지지율 또한 큰 변동은 없다. 박지원의 범법행위와 이종걸 의원의 막말 등 내적 요인으로 이탈자가 생기는 등, 결집력에서 박근혜 지지율보다 떨어지고는 있으나 김대중 노무현을 신 같이 생각하는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이 문재인 후보를 버려두고 하루아침에 몽땅 안철수 지지자로 돌변할 리는 만무하다. 그래서 안철수가 극좌 원로들의 조언에 따라 민주통합당을 비집고 들어가 봤자 반발에 직면할 위험성도 크고 성공적으로 입당한댔자 얻는 것이 크지 않다. 노사모라는 콘크리트에 안철수라는 모래더미를 올려 보수의 지지율보다 더 높게 쌓을 요령이었는데 생각과는 달리 벌써부터 도덕성 문제로 밑바닥이 녹아내리고 있으니 아무리 삽질을 해봤자 헛일이다.

 

모래성은 쌓기는 쉽지만 견고하지가 못하다. 바람에 약하고 물에 약하기 때문에 태풍 한 번 불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러나 안철수의 모래성은 더 허약하다. 태풍은커녕 미풍에도 약하다. 표리부동한 언행이 드러나면서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한 안철수의 지지율이 지금은 거짓말이라는 가랑비에 밑이 빠지고 있다. 아무리 대변인과 비서를 두어 변명에 나서고 얼빠진 좌파 교수들을 동원해서 옹호를 해도 무너지는 모래성을 지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박근혜 후보의 본인이 해명하면 될 걸’ 한마디에 허겁지겁 대변인 시켜 반격을 하다 되레 망신만 더 산 안철수 진영, 오늘도 BW 주식문제로 향기롭지 못한 이름 석 자를 또 한 번 신문에 올렸다. 거의 매일 한 건 씩 터지는 안철수 관련 스캔들, 이제는 흥미도 퇴색되어 가고 그 이름마저도 지겨워진다.

 

본격적인 검증에 들어가기도 전에 도덕성의 덫에 걸려 추락하고 있는 안철수 지지율, 언제 또 무엇이 터져 와르르 한 모퉁이가 쏟아져 내릴지 예측 불허다. 허물어지고 있는 모래성 위의 안철수, 본인도 위기를 느끼겠지만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도 국가체면이라는 걸 생각할 때 마냥 편치가 못하다. 만신창이가 되어 끌어내려지는 것보다 다치기 전에 내려오는 것이 본인에게도 좋고 나라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그깟 백낙청 류 극좌 원로들의 협박은 들을 필요도 없다. 고개만 돌리면 피안이 보인다는 불가의 말씀이 절실한 안철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불출마 선언에 이은 교수 본연의 임무다. 이제 결심만 하면 될 일, 빠를수록 좋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언제 안철수가 출마 선언을 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그래서 국민은 기다린다. 안철수의 불출마 선언을!

이종택 기자 yijongtae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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