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TV 조선'의 저조한 시청률, 이유 있었다

  • 등록 2012.09.12 16: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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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반성할 줄 모르는 언론

이명박 정권을 도운 공로로 던져 준 떡 하나씩 받은 듯한 종편 방송 4개, 그들의 출발은 같았지만 현재의 위상은 판이하게 다르다. 그래도 방송 경험이 있는 채널 A와 JTBC는 비교적 공정한 보도에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입맛을 끌어당기려는 노력이 보인다. 그래도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인수대비는 꾸준히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고 이영돈 PD가 진행하는 좋은 음식점이나 식재료에 관한 심층보도나 논리로 풀어가는 사회고발성 프로그램도 그런대로 공익적인 면을 유지, 꽤 괜찮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MBN과 조선 TV는 수준 이하의 편성과 편파적인 보도 행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보수층을 향해 노골적인 적의를 드러내는가 하면 방송 내용도 빈약해서 재탕 3탕 방송을 하기 일쑤다. 그래도 MBN의 처지는 이해가 간다. 모처럼 총리 자리를 제수 받은 사장이 당시 한나라당의 검증에 호되게 당해 낙마한 악연이 있음을 기억하면 무리가 아니다. 사실 당시 매경사장의 비리는 현재 대통령인 이명박이나 잠재 대권 후보라는 안철수의 거짓과 위선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정도였지만 좌파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에 집중 공격을 받고 낙마한 것은 장상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동정을 살만했었다. 원래 좌파 성향인데다 한나라당에 당하기까지 했던 사람이 정치부심하고 세운 방송이니 노골적으로 새누리당에 비우호적인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고 노골적으로 좌파 성향을 드러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TV 조선의 행태는 뜻밖이다. 그 게 다 항간의 소문대로 조선일보 방 사장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간의 악연 때문인지는 몰라도 가끔 가다가 저런 것도 과연 방송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의 논조를 펼치던 조선일보의 자매나 마찬가지인 방송이 앵커와 시사토론 프로그램 진행자를 좌파 성향의 꼭 김미화 닮은 진행자를 내세워 노골적으로 좌파 손을 들어주는가 하면 새누리당 인사라도 나오는 경우엔 집요하게 박근혜 후보를 폄훼하도록 유도 질문을 퍼부어 눈살을 찌프리게 만들기 일쑤다. 그런가 하면 패널로 초청한 인사와 언쟁을 벌여 초청된 인사가 문을 박차고 나가게 만든 방송 사고를 내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은 TV 조선의 그 다음 행동이다. 시청자들을 아연케 만든 진행자를 갈아치우지도 않았고 그 오만한 자세를 고치게끔 조치를 취한 흔적도 없다. 사고를 낸 당사자 또한 한마디 사과도 없이 마치 당연한 일을 해치운 것처럼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제1의 공신력을 가졌다는 조선일보에 사과문 한 번 실으면 될 일을 모르쇠로 일관하며 가증스럽게도 문제의 프로그램을 다시 볼 수 없게 아예 삭제해 버리는 추태까지 벌렸다. 그러나 누구에게 물어봐도 방송진행자가 초청 된 패널과 언쟁을 벌려 문을 박차고 나가게 만든 것은 어디까지나 방송주체의 잘못이다. 음식점 종업원이나 점포의 판매자가 손님을 화나게 해서 문을 박차고 나가게 만들었다면 당연히 해고해야 마땅한 일이고 점포 주인도 당연히 사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악덕 업주로 낙인 찍혀 문을 닫게 되는 것이 세상 이치다.

 

TV 조선이 방송 사고를 낸 진행자를 갈아치우지 않고 계속 같은 프로그램을 맡게 하는 것은 시청자를 우롱하는 짓이고 시청자가 싫어하는 앵커나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시청자를 내쫓는 것이나 다름없는 작태다. 국민이 사고를 내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TV 조선을 찾을 리 없고 시청자 없는 방송에 광고를 의뢰할 정신 나간 기업도 없다. 경험도 없이 방송에 뛰어들어 시청률 꼴찌를 달리는 TV 조선, 잘못을 저지르고도 무엇이 잘못 됐는지조차 모르니 그만하면 망할 이유를 충분히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게 다 이명박과 조선일보 방 사장의 권력 욕심에서 비롯된 일인 줄은 안다만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까지 저버릴 줄은 미처 몰랐다!

이종택 기자 yijongtae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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