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이종납 편집장] 안철수 전 후보는 많고많은 날들 중에 지난 대선이 치러지는 12월19일을 택일해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 공항에 도착해 취재진들이 앞으로의 정치행보를 묻자 “정치는 제가 전에 한다고 말하지 않았나요?”라며 말해 정치를 계속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오는 4월 재보궐 선거 때 고향인 부산지역에서 출마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측근들이 정국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그의 출마가능성이 제기되자 그곳에 눈독을 들였던 김무성 전 의원은 안 전 후보와의 겨루는 것을 피하기 위해 다른 지역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필자는 안철수 전 후보가 지난 대선출마를 선언할 당시 그가 끝까지 종주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란 자리가 한두달동안 바짝 달라붙어서 계약을 따내듯 운좋게 따낼 수 있는 그런 만만한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안 전 후보가 진심으로 대권을 꿈꾸었다면 지난해 4월 총선 때부터 정치모험을 벌여야만 했다. 안철수 신당을 만들고 전국 246개 지역에 안철수 이름으로 후보를 출마시켜 지역민의 심판을 받아 최소한 30-40개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배출해야만 했다.
그렇게 정치세력화를 이룬 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담판을 벌여야 했고 후보단일화가 됐다면 누가 후보가 됐던 자기선거와 같이 열심히 뛰어 다니며 공동유세를 벌이며 국민들과의 스킨십을 늘려야만 했다. 이렇게 하지 않는 ‘안철수의 꿈’은 ‘일장춘몽’일수 밖에 없었다.
또 일각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아닌 안철수 전 후보로 단일화 됐다면 충분히 이겼을 것이라는 낭만적인 분석을 내놓기도 하는데......안 전 후보가 단일후보가 됐다면 박근혜 압승으로 더 싱겁게 끝났을 것이다. 문 전 후보였기에 그만큼 선전할 수 있었다.
지금이라도 안철수 전 후보가 확실하게 대권을 꿈꾸고 있다면 이제 칼을 뽑아야 한다. 별다른 일정도 없이 미국에 머물게 아니라 국내로 돌아와 대선패배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을 지고 지지자들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 해외체류가 길어지는만큼 대선패배에 대해 면피하려는 듯한 비겁한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는 4월재보선이 전국적으로 치러지는만큼 안철수 전 후보가 정치인으로 데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안철수 신당 창당과 동시에 4월 재보선은 물론이고 향후 치러지는 모든 선거에 후보를 내어 당선자를 배출해 내야 한다. 지금부터 정치세력화를 한다해도 5년후 대선도 장담하기 어렵다.
이때까지 정치참여 5년만에 대권을 따낸 사례가 없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치에 참여한지 38년만에 대권을 따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40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15년, 이명박 대통령은 17년, 박근혜 당선자도 1998년에 정치에 입문, 14년만에 대통령에 당선되는 등 최소한 15년 가까이 정치에 잔뼈가 굵어져야만 대권을 따낼 수가 있었다.
안철수 전 후보의 경우 다른 정치인에 비해 짧은 기간에 젊은이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유리하다는 차이점은 있지만 그가 대권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에서 5년에서 10년간에 걸친 혹독한 정치적 담금질이 필요하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안철수 전 후보는 이제 더 이상 죄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이제 자신에 세운 정치적 가치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차기대권에 도전할 의향이 있다면 칼을 뽑아야 한다. 그의 노력여하에 따라 빠르면 5년 아니면 10년 정도 숙성되어야 비로소 안철수식 정치를 착근시킬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혜롭고 현명하기 때문에 설익은 열매를 취하지 않고 인턴과정도 끝내지 않은 자에게 수술을 맡기려 하지 않는다. 더더욱 대한민국호를 이끌 대통령을 뽑을 때는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많은 선장을 뽑아 배의 키를 쥐게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