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국적 논란 등으로 정치계와 언론의 비난을 받아 사퇴했던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전 내정자가 31일(현지시간) 미국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기고문에서 자신의 사퇴 이유를 상세히 밝혔다.
김 전 내정자는 '새로운 세상의 오래된 편견'(Old prejudices in new world)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내고, "현재 (한국의) 정치적 환경과 기업 환경에서는 `아웃사이더'(outsider)인 내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게 명백해졌다"고 설명했다.
김 전 내정자는 "정치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결코 없었던 내가 그런 (장관직을 수락한) 결정을 한 것은 좀 순진했다"며 "정ㆍ관ㆍ재계에서 변화에 저항하는 세력들은 주로 내 국적을 문제삼아 반대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전 내정자는 "'마녀사냥'(witch hunt)에 비유할 수 밖에 없는 독기서린 공격은 인터넷은 물론 주류 언론 매체도 마찬가지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나는 스파이였고, 내 아내는 매매춘에 연루됐다는 식의 중상모략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에 대한 나의 사랑은 깊고 강하기 때문에 이런 미국의 축복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고, 이는 이 나라에 봉사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라며 "나는 내가 태어난 나라도 항상 사랑해 왔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21세기에 가장 성공하는 국가와 경제는 국적과 관련된 오랜 편견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출생지에 관계없이 능력있는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이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이민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그는 "시간이 지나면 한국도 그런 나라가 되겠지만 새 부처(미래창조과학부)는 그런 길을 닦는데 핵심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