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시청 안마당에 차가 없다. 문도 막혔다.
이유를 알아보니, 제5회 기후변화 주간을 맞아 지난 23일 세종시는 이날을 차 없이 출근하는 날로 정해 캠페인을 벌인 것이란다.
그러나 시청 앞 도로와 주택가 골목길 등에는 공무원들과 민원인들 차량들로 줄을 이어 주차하는 바람에 평소보다 훨씬 복잡했다.
이처럼 행사가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면서 ‘승용차 없는 날 행사’가 ‘시청 안마당에만 승용차가 없는 날’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민원인 임모씨는 “오늘은 주택가 골목에 차량이 늘어서 통행에 많이 힘들었다.”며, “행사에 참여한 공무원들이 시청 주차장에만 안 세웠지 다 끌고 나와 세운 것 같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공무원들의 내심 불만이 많아 보였다. 모씨는 “서울 등 대도시처럼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이 발달된 곳은 몰라도 차 없이는 출퇴근이 어려운 시골에서까지 남 따라하는 보여주기 식 행정 아닌가?”라 할 정도로 불편함을 느낀 행사였다.
지역 사정에 따라 행사를 하던가, 아니면 충분히 사전에 취지를 알려 정말로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탄성이 쏟아졌다.
주택가 골목에 차로 뒤엉켜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행사는 오히려 많은 불편함만 더해 준 것 같다.
차제에 안하느니만 못한 행사가 되지 않도록 지역 사정과 기후변화 취지 등을 꼼꼼히 판단하여 민원인이나 공무원 모두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