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전형우 기자] 최근 가을이 깊어지면서, 급격한 기온 변화와 일교차로 인해 졸음과 무기력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봄철 춘곤증과 유사한 ‘추곤증’으로, 여름보다 건조해진 공기 때문에 호흡기의 점막이 말라 깊은 잠을 자지 못하거나 환절기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추곤증이 의심된다면 ‘화이트 푸드’에 주목해 보자. 천연 백색 식품인 닭고기, 인삼, 도라지, 컬리플라워 등에는 세균 및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증진할 수 있는 안토크산틴 함량이 높아 환절기 건강식으로 손꼽힌다. 백미, 빵, 설탕 등 가공과정을 통해 인위적으로 흰 빛을 띤 음식들과 달리, 자연 상태 그대로의 ‘화이트 푸드’는 호흡기 기능을 튼튼히 해줄 뿐 아니라 체내 산화작용을 억제해 활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화이트푸드’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컬리플라워는 하얀 브로콜리처럼 생긴 채소다. 100g을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C를 모두 섭취할 수 있으며,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인 비타민B와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또한 엽산이 풍부해 세포의 성장과 복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가 흔히 식탁에서 만나는 양파도 대표적인 화이트 푸드다. 양파는 WTO 선정 세계 10대 건강 식품에 들어갈 정도로, 건강성이 입증된 바 있다. 양파에 함유된 페쿠친은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며, 글루타치온은 시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간 기능을 좋게 한다. 또한 양파의 매운 맛을 내는 알리신은 매운맛을 내는데, 몸을 따뜻하게 하고 활력 증진에 이로운 비타민 B1 흡수율을 높여준다.
육류 섭취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동물성 화이트 푸드의 대표 주자인 닭고기에 주목해보자. 돼지고기, 쇠고기가 적색인데 비해 닭고기는 하얀 속살이 특징으로 ‘화이트 미트’라고도 불린다. 닭고기는 적색 고기에 비해 지방 함량이 낮고 단백질이 높아 현대인들의 건강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비타민 B가 풍부해 면역력 증진에도 좋다. 특히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은 일반 닭보다 육질이 더 희고 신선한 프레쉬업(Fresh-Up) 브랜드를 선보여 닭고기 본연의 맛과 육즙을 살려냈다. 하림 프레쉬업 담당자는 “국내 최초로 유럽식 선진 도계 생산시스템을 도입해 닭고기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고 설명했다.
닭고기는 또 다른 식물성 화이트 푸드인 마늘과 조리하면 맛과 향이 배가돼, 삼계탕과 같은 건강식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마늘은 미국암연구소(NCI)가 발표한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음식(Designer Food)> 피라미드의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다양한 암, 심혈관 질환, 당뇨병, 녹내장을 비롯한 수많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국내산 마늘에는 필수 무기질인 유기성 게르마늄 및 셀레늄 함유량이 수입산 마늘보다 약 56배 높다.
화이트 푸드는 섬유질과 함께 칼륨과 마그네슘 등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미네랄 성분을 보충하기 좋은 식품이기도 하다. 미국 퍼듀대학교 코니 M. 위버 박사는 “식물은 보통 뿌리나 덩이줄기에 미네랄을 많이 축적하는데, 무나 감자가 그런 경우”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뿌리 채소인 무에는 비타민 C와 소화 효소가 풍부해 면역력을 높여준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감기나 독감에 걸리기 쉽다. 우리 주변에 흔한 무를 자주 먹으면 몸의 저항력을 기를 수 있다.
뿌리에 영양 성분이 많은 도라지는 기침을 멈추게 하는 진해작용, 가래를 없애는 거담작용을 해 호흡기 건강에 좋다. 또한 인삼처럼 사포닌 성분을 함유해 목 주위의 통증완화는 물론, 항암 작용도 한다.
‘유럽 임상영양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따르면 화이트 푸드는 같은 양을 먹었을 때 가장 포만감을 느끼기 쉬운 음식이다. 적은 양으로도 기분 좋게 포만감을 느끼고 부족한 미네랄도 채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식물성 화이트 푸드와 동물성 화이트 푸드를 더해 만든 ‘더블 화이트 푸드’로 환절기 가족 건강을 챙겨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