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이자는 절반도 안 줘”…최근 5년간 은행 이자차익 261조6천억 원

  • 등록 2025.10.21 22: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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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속 ‘이자장사’ 구조 여전…국회·금융당국 지적에도 개선 없어


[ 더타임즈 마태식 기자 ]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출이자 등으로 거둔 막대한 이자수익에 비해 예·적금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비용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국회의 잇따른 경고에도 ‘이자장사’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은행연합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국내 은행 전체의 예대마진(이자수익–이자비용)**은 총 261조 6,382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시 전체 예산(212조 6천억 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국민이 납부한 이자가 은행의 막대한 수익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6대 시중은행, 수익의 절반만 고객에게

6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의 이자수익 대비 이자비용 비율은 60%에도 못 미쳤다. 즉, 고객으로부터 받은 이자의 절반 정도만 예·적금 고객에게 돌려준 셈이다.
가계대출 금리가 6~7%까지 치솟은 반면 예·적금 금리는 2~3% 안팎에 머무르면서, 금융소비자의 부담은 커지고 은행권의 수익성은 크게 확대됐다.


구분은행최근 5년 이자차익(조원)이자수익/이자비용 비율
6대 시중은행농협은행33.2222.1%
국민은행41.8220.5%
기업은행32.5212.9%
신한은행33.0198.9%
우리은행30.2195.6%
하나은행32.2194.6%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4.5260.6%
케이뱅크1.6232.9%
토스뱅크1.5187.5%

<자료: 은행연합회, 박범계 의원실 재구성>


인터넷은행도 ‘이자장사’ 예외 아냐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대마진 구조는 오히려 더 뚜렷했다.
카카오뱅크의 이자수익/이자비용 비율은 260.6%, 케이뱅크는 **232.9%**로 나타났다.
즉, 벌어들인 이자의 절반도 예금 고객에게 돌아가지 않은 셈이다. 기존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고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도 개선 약속에도 ‘제자리걸음’

이 같은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2022년과 2023년 국정감사에서 정무위원회는 은행권의 과도한 예대마진낮은 환원율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 및 이자비용 구조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실질적인 제도 개선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은행 수익은 폭증, 고객 몫은 절반”…투명성 제고 촉구

박범계 의원은 “은행이 대출이자로 거둔 막대한 이익에 비해 고객에게 돌아가는 몫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예대마진과 이자비용의 세부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금융소비자에게 이익이 환원될 수 있는 제도적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신종 금융플랫폼 역시 기존 은행과 다르지 않은 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와 금융당국은 경쟁 촉진이라는 명분 아래 방관할 것이 아니라,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의 규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은행들이 수조 원대의 이자이익을 올리면서도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현실은 금융산업 전반의 신뢰를 훼손한다”며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실질적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태식 기자 cartoonist-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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