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세종시 `당론변경 인정 못해

  • 등록 2010.01.25 12: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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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국민은 엄청난 배신감을 느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0일 당내 세종시 당론 변경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박 전 대표는 20일 재경 대구.경북 시도민회 신년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미 결정을 다하고 정부 수정안을 확정하기 위한 것인데..."라며 "이미 어떻게 결정하겠다는 것을 밝히고 토론한다는 것은 토론이 아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결론을 이미 내놓고 하는 것이다. 수정안 당론을 결정하는 투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7일 세종시 백지화하는 당론 수정을 "엄밀히 말하자면 당론을 뒤집는 것"이라며 반대했고, 18일에는 정몽준 대표가 원안 당론을 번복할 경우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원안 고수에 이어 수정 여부를 위한 당내의 논의 자체를 차단하고 나섬으로써 세종시 수정과 관련된 그 어떤 것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명확히 한 셈이다.

친박 진영은 당 지도부와 친이계의 `당론 변경론"에 담긴 속뜻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수정안 추진이라는 결론을 내려놓은 상황에서 친박을 당론 변경 과정에 참여시켜 결국은 들러리로 세우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당내 세 분포상 `토론→표결"의 절차를 밟아갈 경우 `수정안 승리"로 최종 귀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안않다.

지난해 친박계가 당내 세종시특위에 "수정안으로 결론내려는 논의에 우리가 들러리 설 이유가 없다"며 불참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05년 채택된 세종시 당론에 대한 유효성 논란에 대해서도 "우리 당론은 원안이라고 지도부가 몇년간 선거 때마다 말하고 다녔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친박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도 원안이 당론이라고 계속 말해왔고 그 당론으로 지방선거와 총선을 치렀으며 정권교체까지 했는데 지금와서 당론이 아니라고 하면 국민은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여기에 세종시 수정 추진에 대한 친박 인사들의 격한 반응도 쏟아졌다. 서상기 의원은 "충청에서 불이 안 붙으니 안방에서 모닥불을 지피겠다는 얘기인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을 맞아 친박 진영과의 불필요한 마찰은 피하고 대국민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친이 주류측이 방향을 선회해 대대적 공세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용태 의원은 "정부안이 나와있는 것이지 당의 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이제라도 치열하게 당내 토론에 참여하는 게 맞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세종시 수정안 당론표결의 `캐스팅보트"로 주목받는 중립지대 의원들은 친이계의 밀어붙이기식 당론표결, 친박계의 수정안 무조건 반대 입장을 비판하면서 세종시 문제에 대한 냉정한 토론을 주문했다. 더타임스 김응일
디지털 뉴스 기자 soc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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