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총리님, 이제 그만 내려오시죠?

  • 등록 2010.06.05 18: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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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를 앎은 위정자의 기본 소양!

[더타임즈] 이제 그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얼른 내려오세요!

물러날 시기를 놓치지 마세요. 이 시기를 놓친다함은 더욱 추해지는 길만 남습니다.

6.2지방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쓰라린 패배를 당한 것은 지난 2년 반 동안 그만큼 국민이 자유를 억압당하며 실로 몇 십 년 만에 공포정치를 맛봤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하여 4대강사업 강행과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감을 가지고 지하에 움츠렸던 밑바닥 민심이 일시에 마그마로 분출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한나라당 경선 시 의혹이 많은 후보에 관하여 해명을 요구하는 글 썼다고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까지 짓밟으면서 무자비하게 친박 논객들을 벌 준 일과 위험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계획에 반대하던 촛불 시위 참가 주부(유모차 부대 포함)들에게 가한 공권력의 지나친 엄포는 이번 선거에 분명 큰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mb 지지율 50%를 진짜로 믿었던지 여당 및 정부 관계자들은 낙승을 거둘 것이라며 유유자적 만면에 웃음까지 띄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 투표 이틀 전 홍준표 의원의 과도한 자신감은 오히려 오만함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그동안 쌓이고 싸인 민초들의 불만조차 감지하지 못하고 여당 지도부와 행정부 일부 인사들은 입을 함부로 놀리며 국민 염장 긁으면서 깨춤을 추고 있었지요, 더 이상 구체적으로 누구누구라고는 거명치 않겠습니다.

어쩌면 이승만 시절 아부꾼들에 둘러싸여 그동안의 독재정치에 크게 분노한 민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결국 폭발한 민심에 대통령은 급히 하와이로 줄행랑치고, 충신 역할을 못하고 아부에 바빴던 부통령 역시 참혹한 결말을 맺은 시대가 오버랩 됨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입니다. 좋은 말만 들으려하고, 예스맨들만으로 참모진을 꾸미면 도도히 흐르는 바닥민심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법입니다. 그러니 힘없는 민초들이 우습게 보일 것이요, 당연히 정치는 구름 위에서 행하다 보니, 분노한 민심에 위정자가 쫓겨나는 수도 있는 것이 세계 어느 나라 역사를 보아도 벌어졌던 일이고,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의자왕이 왜 망했습니까? 충신이 있었음에도 그들 말은 안 듣고 오히려 감옥에 넣는가 하면, 간신배와 첩자들의 말만 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망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때문에 현명한 위정자는 교언영색한 말로 아부 일색인 간신배들을 절대 주위에 두지 않습니다. 비록 싫은 소리라도 제대로 민심을 전달 해주는 충신들을 꼭 옆에 두는 것이 결국 자신을 위하는 길입니다. 정책 시행에는 좋은 소리뿐만 아니라 비판적인 의견도 반영함이 올바르고 현명한 길입니다. 옛말에도 고구양약(苦口良藥)이라 했습니다. 앞으로라도 청와대나 총리실에 부디 비판세력의 목소리까지도 제대로 종합 보고할 수 있는 부서를 꼭 두어야할 것입니다. 그들이 진정 충신이요, 백제 말년의 윤충이요, 성충과 같은 인물들입니다.

충청 출신의 정 총리님, 전 같은 고향사람으로서 참으로 부끄러웠던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국회에서 세종시 건으로 유정복 의원에게 답변을 요구받고도 제대로 몰라서 인지 우물쭈물하시면서 동문서답 하던 모습이나, 선진당의 박선영 의원이 731부대에 대하여 물었을 때 ‘항일 독립군 부대?’라는 뜻밖의 답변에 필자 또한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낯이 뜨거웠었습니다.

6.2지방 선거에서 충청권 광역단체장이 모두 민주당이나 선진당에 접수 된 순간 정 총리님은 제일 먼저 청와대로 달려가 사의를 표해야했습니다. 충청도민은 총리님 말씀처럼 세종시 수정안을 점차 지지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그 정반대였음을 이번 지방선거는 똑똑히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아직 진퇴를 결정 못하시고, 사퇴여부로 우물쭈물 하심은 실로 엄청난 모순입니다. 마치 국회에서 우물쭈물 하시던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습니다.

일본인들은 자신의 지난 행동이 부끄럽거나 책임감을 느낄 때는 지체 없이 자진하여 할복하는 사무라이 문화가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할복문화가 생명을 너무 가벼이 여지지 않나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꽤 큰 의미를 둡니다. 잘못한 지도자가 마지막 책임지는 모습을 국민이나 부하들에게 보임으로써 그들은 일부 동정하면서도 그 문화에 자긍심마저 느끼는 것입니다. 니토베 이나조의 저서인 ‘무사도(武士道, Bushido, 1900년 미국에서 영어로 간행)’가 일본의 사무라이 문화를 서양에 소개함으로써 서구인들에게 있어 일본, 일본인들을 다시 인식케 하는데 큰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하물며 정총리는 ‘세종시 총리’란 닉네임이 붙어있을 정도인데, 자신이 내세운 세종시 수정안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민심으로부터 무참히 깨졌는데도, 그 진퇴를 확실히 하지 않고 머뭇거림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요, 충청도 양반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사료됩니다. 그렇다고 일본의 사무라이 문화까지는 원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인정 많고, 충청도민은 더 많습니다. 때문에 사퇴만을 해주시더라도 자존심은 서로가 지킬 수 있다 생각할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누구라도 ‘삼국지’를 한번쯤은 읽었을 것입니다. 거기에 보면 유방의 참모로서 책사인 장량과 뛰어난 무사인 한신이 대륙통일의 위업을 달성하는데 최고의 공을 세웁니다. 그러나 장량은 물러날 때를 알고 통일 위업 달성과 동시에 한적한 시골로 아주 내려가 버립니다. 항간에서는 장량의 결정을 두고 어리석다 하였으나 그는 이미 미래를 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직한 무사 한신은 머리가 둔했던지 계속 유방 곁에 있다가 결국 ‘토끼몰이가 끝난 다음 사냥개는 주인에 의해 솥에 삶아져 먹히듯’ 토사구팽(兎死狗烹)당하고 맙니다. 이것이 세상 이치일 것입니다.

자유당 시절 민심을 가벼이 여기면서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비위맞추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이기붕 부통령의 운명을 반추해볼 때입니다.

참으로 답답한 시기이기는 민초들이나 정 총리님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준엄한 민초들의 심판을 받고도 이를 자각하지 못함은 화를 불러들일 뿐입니다.

심사숙고하시어 부디 올바른 판단으로 장량의 현명한 처신과 같이 따르심이 고향 사람 모두의 마지막 바람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상 몇 년 전 공주에서 열린 ‘대백제전’ 시 무령왕릉 앞에서 필자의 졸저인 ‘소설무령왕’을 총리님(그 때는 서울대 총장님)이 사주실 때 앞 장에 덕담을 써 드렸던 인연으로 충청도 고향 사람이 고언을 드렸습니다. 부디 마지막만큼은 사퇴를 분명히 하시는 멋진 분이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더타임스 장팔현
장팔현 칼럼니스트 기자 jan8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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