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잘못했다고 빌고 또 빌어라.

  • 등록 2010.11.13 08:10:31
크게보기

검찰 11명 국회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 정인봉 변호사 
지금 온 나라가 난리이다. 검찰이 청원경찰들의 모임인 청목회로부터 불법적인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원들의 사무실에 대하여 일제히 압수수색을 하였다는 것이다. 무려 11명의 국회의원 사무실,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는 사무실에 대하여 압수수색을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니 국회의원들의 기분이 좋을 리는 없다. 야당은 “유신정권이나 5공 6공 시절에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면서 씩씩대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바로는 선무당의 칼춤에 누가 어디까지 희생될지 모른다고 하면서 약간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유력지도 있다. 모든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까지도 한 마음 한 뜻이 되어서 검찰을 원망하고 있다. 세상에 겁날 것 없고 아쉬울 것 없는 것 같았던 국회의원들이 큰일 났다고 하면서 여야당을 떠나서 심각한 인상을 쓰면서 서성대는 모습이 보도되었다. 마치 호떡집에 불이 난 것 같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쓴 웃음이 난다.

우선 여당의 입장을 보자. 여당은 앞으로 예산과 4대강등 국정을 논해야 하는데 큰일이 났다고 하고 있다. 여당이라서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여당의원들도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는 어떤가? “G 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검찰이 이럴 줄은 몰랐다“면서 당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당은 물론 침통한 분위기이다. 이젠 죽었다는 분위기이다. 그래도 죽기 전에 짹 소리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야당이 아닌가? 야당은 그렇게 살아 왔던 것이 아닌가? “비상계엄이 아니고서야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이냐?” “정치를 말살하고자 하는 일이다” “11월 5일을 우리 국회가 정부에 의해 무참히 유린당한 날로 규정한다.” 주로 이런 식으로 나오고 있다. 대통령 영부인이 대우조선으로부터 수표다발을 받았다고 폭로한 강기정 의원도 이렇게 나오고 있다. “이 문제는 여당과 야당을 초월해서 대처해야 한다” 폭로할 때의 그 용감한 자세는 어디로 사라지고 말았던 것일까?

아주 비명에 가까운 소리이다. 유식하게 말해서 그렇지, 나좀 살려달라는 것과 다를 바 없이 들린다. 없는 사람이 죽는 소리하는 것은 그래도 들어줄 만한데, 힘있는 국회의원들이 반 죽는 소리를 하는 것은 듣기 역겹다. 구역질이 난다. 돈많이 가진 부자가 세금 좀 얻어맞았다고 죽는 소리 하는 것 같아서 밉쌀스럽기 짝이 없다.

근본적인 문제로 돌아가 보자. 검찰이 청목회 간부로부터 돈을 받지 않는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도 압수 수색을 하였던 것일까? 죄없는 국회의원들에게도 마구잡이로 폭력배 일제소탕을 하듯이 그렇게 압수 수색을 하였던 것일까? 돈을 받았던 것이 틀림없는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만 압수수색을 한 것인데, 뭐가 그렇게 잘못 되었다는 것일까?

“아니 대정부 질의 기간중에 그러면 어떻게 하냐? 우리도 숨돌릴 시간을 주었어야지. 그리고 미리 압수수색을 한다는 것을 귀띰이라도 해 주었어야 하지 않냐? 그게 힘있는 사람들끼리 이제까지 살아 온 방식이 아니냐”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정말이지 스스로 반성해야 하는 문제이다.

청와대도 반성해야 한다. 아무리 G 20이 중요하다고 해서 검찰의 업무를 집행하는 것을 뭐라고 하면 되겠는가? 지금까지 대통령께서 말씀하여 오신 공정한 사회라는 것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요즘 검찰 진짜 통제 안된다”고 하였다는데, 그건 이제까지는 통제하여 왔다는 소리인가? 아직도 검찰을 통제해서 집권 여당의 입맛대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인가? 그 따위 사고방식으로 무슨 얼어죽을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

도둑놈들도 죄를 지은 다음에는 뉘우치기 마련이다. 최소한 뉘우치는 시늉이라도 한다. 그런에 우리의 높으신 의원나리들은 뉘우치기는커녕 노골적으로 검찰을 벼르고 있다. 앞으로 무슨 사소한 꼬투리만 있어도 검찰총장 이하 검찰조직을 날려버릴 듯이 째려 보고 있다. 눈에 핏발을 세워가면서 조직폭력배의 그 살벌한 눈초리로 검찰을 잡아먹을 듯이 겁주고 있다. 정세균이라고 민주당의 대표까지 지냈다는 분은 “검찰총장을 탄핵해야 한다”면서 아주 웃기는 소리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둑이 매를 든다는 이야기는 있었다. 그러나 도둑이 검찰을 탄핵한다는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통해서 들어 본 일이 없다. 도둑이 검찰을 향해 “두고보자, 네 모가지가 몇 개인지 두고 보자”라면서 막말을 하는 일은 없었다. 그들이 흔히 말하는 5공 6공 시절에도 없었던 일이다. 아니 동서고금에도 없었던 일이다. 이러다가 여당과 야당이 검찰에 대항해서 “막가파 당”이라는 이름으로 합당하는 것은 아닐지? 애들 얘기로 돌아 버리겠다.

차라리 솔직하게 털어 놓고 국민 앞에 빌어라. 제발 잘못했다고 하면서 검사님 앞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참회해라. 그게 가야할 길이 아닌가? 이 나라에는 국회의원들만 있는 게 아니다. 국민들이 모두 지켜 보고 있다. (정인봉변호사)
디지털 뉴스 기자 soc8@naver.com
Copyright @2012 더타임즈 Corp. All rights reserved.Copyright ⓒ

PC버전으로 보기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반포로 15길 19 아크로리버파크 107동 1205호 010-4667-9908 서울아00313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보도자료soc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