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부산 올 때 (마음이) 무거웠다

  • 등록 2012.02.25 08: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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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돼 주셨는데 도와드리지 못해

 
[부산=최유경 기자] "부산 올 때 (마음이) 무거웠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이다. 박 위원장은 24일 첫 총선행보로 부산을 찾았다. 부산 방문은 지난 10.26 동구청장 재보선 지원 이후 처음이다.

여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으로 꼽히는 부산이지만 최근엔 사정이 좀 다르다. 어려워진 경기보다 매듭짓지 못한 부산저축은행 사태, 신공항 건립 좌절 등으로 민심은 당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특히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대한 부담은 더욱 크다. 노풍(盧風)을 타고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부산 사상구), 문성근 최고위원(북강서을) 등의 반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의 예비후보들을 오차범위 이상으로 따돌리며 우위를 점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등 시민단체장들과의 오찬자리에서 이같은 복잡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힘이 되어주셨는데 많이 도와드리지 못했다. 70년대까지 부산 발전 향수, 부산 시민단체 극성스럽다는 것이 부산이 그렇게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부산 경제 활성화에 힘 쏟겠다"고 약속했다.

박 위원장은 현 정권들어 폐지된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과거 해양수산부처럼 해양수산 분야를 다루는 부서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서도 분명한 의지를 밝혔다. 박 위원장은 "신공항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사회기반시설로 꼭 필요하다. 이번 총선은 아니더라도 대선에서 추진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의 이날 부산일정은 철저히 "민생행보"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오전엔 동래우체국을 찾아 "감동인물"인 집배원을 만났고, 오후엔 영도구에 위치한 영상예술고등학교를 방문, 학교폭력 문제를 논의했다. 이 학교의 재학생은 최근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또 영화영상콘텐츠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부산항을 방문하는 등 "선거"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특히 박 위원장의 동선은 이른바 야권의 "낙동강 벨트"와 교집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와 관련 당 일각에서는 "선거를 조기에 과열시켜 "야권 띄우기"에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전략적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당위원장인 유기준 의원은 "박 위원장이 (문재인 상임고문이 출마하는) 사상구 등을 방문하는 것은 바로 선거에 들어가는 건데 오늘은 그런게 전혀 아니다. 현장 중심의 민생행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이 총 6개의 빽빽한 일정을 수행하는 동안 악화된 민심은 고스란히 수면 위로 올라섰다. 오전에 찾은 동래우체국 앞에서는 정수재단이 지분 100%을 소유한 부산일보 노조의 편집권 독립 시위가 열렸다. 오후에 찾은 영상예술고에서는 저축은행 피해자들의 항의가 뒤따르기도 했다.
미디어 뉴스 기자 soc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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