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모두발언

  • 등록 2008.10.31 11:02:04
크게보기

정부가 미국과 통화스와프 협정 맺어 주식과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어제 강만수 장관을 혹독하게 야단쳤는데, 통화스와프 협정 자체는 아주 잘한 것이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해야 한다. 다만 유의할 점은 있다. 첫째 이번 협정은 내년 4월까지 한시적이다. 이것으로 외환위기 담보가 확보됐다고 마음 놓을 게 아니라 취약점을 고쳐나가야 한다.

둘째 어떤 면에서 외환구조 취약점 드러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번 스와프 협정이 안됐다면 어찌 됐을 것인가. 그 결과를 상상해보면 아찔하다.

미흡하지만 담보는 잡은 셈인데, 기본적으로 외환경제 구조를 튼튼히 하는 부분은 여전히 정부와 경제팀의 책임이고, 그런 면에서 취약점을 드러냈다는 것을 반성하고, 대응해야 한다.

셋째, 급한 대응책은 마련됐고 담보됐지만 기본적으로 경제난국을 풀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데 있어서 급한 불을 껐다고 해서, 또 단기적 대응책으로 파묻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 경제가 어렵고 상황이 어려울수록 단기적 대책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근본적인 원칙과 방향, 기조를 잃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근본원칙이나 기조를 훼손한다면 보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부가 수도권규제 완화를 일시에 발표했다. 경제적 측면에서 경기부양과 내수진작과 같은 경제회생의 한 가지 방법으로 서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경기부양, 내수진작의 대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의 근본을 훼손해선 안되는데, 일시적이고 대대적인 수도권 규제완화, 특히 지방과 연계발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중장기적으로 지방의 발전을 훼손하는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눈앞의 성과에 급급해 교각살우의 우를 범한 게 아닌가 심히 우려스럽다. 경제대책의 근본태도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 대표연설에서 언급한 교육개방, 국제중 설립 문제에 관해 말씀을 드렸는데, 오늘 새벽에 서울시교육위원회가 국제중 설립을 인가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교육개방에 한발 다가서고 국제중이 개방의 상징처럼 돼 있다는 점에서는 일단 환영한다. 그러나 1~2개 귀족학교나 선택된 층만이 들어갈 수 있는 학교로 된다면, 근본적 교육개방 취지에도 어긋난다. 우리는 정말 가난해도, 집안에 돈이 없어도 들어갈 실력이 있고 공부하려는 의지가 있는 학생이라면 들어갈 수 있게 마련해야 한다. 한 두개의 귀족학교를 만들 게 아니라, 좋은 학교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받아들이는 등으로 여러 개의 국제중을 만들어 특수층만 들어가는 학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늘이 검찰 60주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법분야에서뿐만 아니라 국가운영 면에서도 검찰은 실로 큰 영향을 미치는 기관이다. 과거 공과는 더 말하지 말고, 앞으로 희망을 말한다면 정말 모든 국민이 바라는, 시대와 역사가 요구하는 엄정하면서도 정의에 편에 서면서 국민에게는 권리를 갖고 군림하는 검찰이 아니라, 또 수사라는 공적 조사수단을 기화로 괴롭히는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아픈 곳, 어려운 곳을 밝혀내고, 사회정의가 실현되는데 일조하는 검찰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과거처럼 정치적 도구로 좌우되고 편파 불공정 수사로 얼룩진 역사를 털어내고 국민의 마음으로부터 좋아하는 검찰로 태어나갈 바란다.
뉴스 편집국 기자 soc8@naver.com
Copyright @2012 더타임즈 Corp. All rights reserved.Copyright ⓒ

PC버전으로 보기

서울특별시 은평구 응암로 328 010-4667-9908 서울아00313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보도자료soc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