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불청객 ‘3대 호흡기질환’은 무엇일까?

  • 등록 2013.03.05 10: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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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봄을 알리는 경칩을 맞이했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한 이맘때가 되면 우리 몸은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감기, 천식,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 각종 호흡기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환절기를 건강하게 나기 위해 종합건강검진 전문의료기관 우리원 심규혁 진료과장의 도움말로 이들 질환에 대해 알아보고, 각기 다른 예방법과 치료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 ‘감기’ 특효약 없어, 충분한 휴식과 수분섭취로 예방!

감기는 코와 인두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발병하지만 기온 차가 심하고 건조해지는 환절기에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사실상 완벽하게 감기 바이러스를 차단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소 개인의 철저한 위생 습관과 건강관리가 무엇보다 제일 중요하다.

 

가장 흔한 호흡기질환인 감기는 아직까지 특효약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증상별로 정도를 완화시켜주고 중이염, 축농증, 폐렴 등 합병증 예방에 중점을 둔 보존적 치료가 시행된다. 기침과 객담(가래)이 있다면 거담제와 진해제를 이용한 치료가 진행되며, 콧물 증상이나 재채기가 심한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처방 받아 효과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이염, 폐렴, 부비동염 등 세균성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항생제를 사용해야만 증세가 완화된다.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에 근육통이나 두통, 발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해열진통제를 통해 증상을 가라앉히고 충분한 수분섭취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감기가 유행할 때는 가급적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대부분의 감기 바이러스는 손과 입을 통해 호흡기로 전염되는 만큼 외출 후엔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하는 등 개인 위생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또한 가습기를 켜거나 실내에 빨래를 널어 실내습도를 5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좋다. 이는 기관지가 건조할 경우 점막이 약해지면서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기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감기는 특별한 치료법이 아닌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수분섭취,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몸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감기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 마른 기침이 계속된다면 ‘기관지 천식’ 의심해야

건강한 성인의 감기 증상은 보통 일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레 치료된다. 그러나 열흘 이상이 지났는데도 마른 기침이 지속된다면 만성염증으로 인해 기관지가 예민해진 기관지 천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기관지 천식의 주된 증상은 기침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그저 감기가 오래간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다 보면 치료해야 할 중요한 시기를 놓쳐 병을 키울 수 있다.

 

기관지 천식으로 예민해진 기관지는 가벼운 자극에도 쉽게 경련이 일어나 좁아지게 되는데 기관지가 좁아진 정도에 따라 기침, 쌕쌕거림(천명), 가슴의 답답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나지만 간혹 기침만이 유일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천식의 경우도 있다. 감기와 헷갈리기 쉽지만 기관지 천식의 경우 발열과 같은 감염 증상이 없고 3주 이상 호흡기 증상이 지속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침이 심할 때는 감기라고 단정을 짓기보다 기관지 천식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고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천식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회피요법, 면역치료 등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기관지에 생긴 알레르기 염증을 없애 기관지가 좁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항염증제와 스테로이드제를 이용한 약물치료법이 주로 사용된다. 대부분의 환자는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기관지 염증이 호전되고 호흡곤란도 사라져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되지만, 호흡곤란이 없어졌다고 병 자체가 낫는 것은 아니다. 천식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적 질환으로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천식 치료제는 먹는 약보다 흡입하는 약이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이 적어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흡입약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아 부정확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치료에 실패하기도 한다. 이에 전문가를 찾아 본인에게 맞는 약을 처방 받고, 적절한 사용법을 반드시 숙지한 후 약을 복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천식을 예방하기 위해서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애완동물, 곰팡이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유발 요인을 피하도록 하고 경우에 따라 알레르기 면역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환절기에는 감기가 천식 발작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천식환자는 인플루엔자 독감예방접종을 해두는 것이 좋으며, 안정을 취하고 몸의 보온유지에 신경 써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황사가 심한 날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꼭 착용해 유해한 미세먼지로부터 기관지를 보호해야 한다.

 

◈ ‘만성폐쇄성폐질환’ 흡연이 주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현재 미국에서 연간 사망 원인 4위를 차지할 만큼 무서운 호흡기질환이다. 이 질환은 유해 입자나 가스 흡입으로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점차 기류제한이 진행돼 폐 기능 저하에 따른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크게 가래가 많은 만성기관지염과 폐가 늘어나는 폐기종으로 나뉘는데 대표적인 발병원인은 흡연이다. 주요 증상은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부분 40대 이후에 발생해 병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먼지나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일을 하거나, 조리 시 또는 난방 연료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많이 마시는 경우에도 발병하기 때문에 비흡연자나 노인, 여성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만성폐쇄성질환 치료는 폐기능 감소 완화, 운동능력 향상, 합병증 예방과 치료, 급성악화 예방과 치료, 사망률 감소 등을 목표로 진행된다. 폐기능 저하 정도나 호흡곤란 등 증상 악화 빈도에 따라 약물치료를 시행하는데 폐기능이 평균 이하로 저하되거나 증상이 심하면 지속형 기관지확장제를 사용해 좁아진 기도를 넓혀 환자가 쉽게 호흡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주기적으로 급성 악화기를 경험하는데 이때는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알러지 질환에 특효가 있는 부신피질스테로이드제가 치료에 사용된다. 진해거담제를 이용해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을 가라앉히며 폐렴이나 기관지염 등이 동반될 경우 항생제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 최근 보다 근본적인 치료를 목표로 경구용 항염증치료제인 PDE4억제제가 개발되어 치료의 한계를 넓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예방하는 확실한 방법은 금연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진단 받은 환자도 금연을 하게 되면 기침, 가래 등 증상이 호전되고 병이 악화되는 속도가 줄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감기, 천식 등 호흡기질환이 생길 경우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1년에 1회 독감 예방접종 및 폐렴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리원 심규혁 진료과장은 “환절기에는 실내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물을 충분히 마셔 수분공급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호흡기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며 “개인의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고,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등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호흡기질환의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대부분의 환자들은 단순한 감기로 오인하고 병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기침이 일주일이상 지속되거나 가슴이 답답한 느낌을 받는다면 병을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형우 기자 romio09@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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