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 수요 집회 900회, 누구 때문인가?

  • 등록 2010.01.1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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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가 오늘로 900회를 맞는다. 103년 만의 폭설과 추위가 휘몰아치는 엄동설한에도 여든이 넘은 할머니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일본대사관 앞에 모였다.

열흘 전에 세상을 뜬 할머니의 영정을 들고. 1992년 이래 18년 동안 집회가 계속되면서 당시 234명이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수가 87명으로 줄어들었다. 147명이 한스럽고 피 맺힌 이승을 떠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성노리개가 되었던 여성은 한국에서만 20만 명 이상. 70여 년 세월이 흐른 오늘, 생존자는 겨우 87명. 그러나 일본정부는 겨우 남은 87명의 생존자들마저 어서 빨리 하직하기만을 학수고대하듯,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

1992년 일본군이 위안부동원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담긴 방위청문서가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민간기업의 일’이었다며 역사마저 왜곡하고 있다.

‘더 이상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부인해서는 안 된다’는 미국과 유엔의 결의안에도 일본은 요지부동이다. 이런 나라와 ‘미래지향적 동반자’가 될 수 있겠는가? 우리 대통령은 ‘과거를 묻지 않겠다’지만, 과거에 대한 성찰 없이는 미래도 없다.

문제는 일본은 원래 그런 나라라 하더라도, 우리정부는 그동안 뭘 했냐는 것이다. 수요집회가 900회를 맞는 18년 동안 일본정부로부터 공식사과도 받아내지 못했다. 그들의 피맺힌 절규가 들리지도 않는지, 진상규명이나 법적 배상은 시도도 못했다.

“일본이 반성 안 하면 죽어서라도 수요모임에 나오겠다”는 할머니들의 다짐과 각오가 새하얀 눈보다도 더 처연하다. 더 고독하다. 게다가 올해는 한일합방 100년. 할머니들이 한 분이라도 더 이승을 떠나시기 전에 위안부 문제를 하루빨리 매듭지어야 한다. 사할린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도 마찬가지이고, 모욕적인 연금탈퇴수당을 받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한도 빨리 풀어줘야 한다. 시간이 없다.

그러나 역사를 바로잡아야 할 우리 정부는 편집증환자처럼 세종시 문제에만 매달려 있다. 긍정보다 부정을 앞세우며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칼바람이 불고 있다. 가슴에 뚫린 주먹만 한 구멍 사이로 회한의 할머니들은 모두 떠나고 있다. 2010. 1. 13. 자유선진당 대변인 박선영
디지털 뉴스 기자 soc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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