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사건으로 터진 부산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분노가 김황식 국무총리가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이미 그 문제점을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정부의 불신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어느 철없는(?)자문위원의 몰상식한 행동은 한나라당 전체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 사실 한나라당 정책위원회의 자문위원은 그 다지 중요한 직책도 아니고 책임이 있는 자리도 아니다. 한나라당 정책위원회에서 다 방면의 의견을 청취하고 정보를 공유하고자 2010년에 신설된 비상근 기구로 분야별 수 십 명씩 수 백 명이 참여 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반 국민들은 한나라당 자문위원이라고 하니 높은(?) 직위와 책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것으로 비추어져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을 더욱 불러오고 있다. 소위 겨우 “저런 자질을 가진 사람이 한나라당 자문위원이라니...” 한나라당의 수준을 알만하다는 식이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 말을 하는 방법과 논리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한나라당 직함을 내세우며 공개한 것이라면 당연히 사적인 말을 떠나 사회적으로 미칠 영향을 생각해 봐야했다. 경솔하고 사리 분별이 없는 사람을 정책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한나라당에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에서 이번 일에 대한 일언반구 말이 없는 것은 올바른 대처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자문위원에 대한 논란이 가라않기도 전에 이번에는 한나라당 대표권한대행인 황우여 원내대표의 적절치 못한 행동이 체면을 구기고 있다. 황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박근혜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한 뒤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수첩에 적어와 그대로 읽으면서 당 공식기구의 권위를 훼손하고 무력화했다는 지적이다. 실질적으로 대통령을 만나고와도 당 대표가 발표하지 않고 대변인이 발표하는 것이 원칙인 것을 감안 한다면 이번 황 원내대표의 행동은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내용과 형식면에서 모두 부적절한 것이다. 수첩발표는 박 전 대표와의 회담 과정이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는 비판과 맞물려 차기 유력 대선후보인 박 전 대표에게 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한나라당의 모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황 원내대표의 행동은 비상대책위를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행동”이라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체하라”고 꼬집었고, 또 다른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박 전 대표의 말씀이 적힌 황 원내대표의 수첩이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의 수첩처럼 보였다면, 지나친 과장일까”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결국 이번일로 인해 한나라당이라는 거대 여당대표에 대한 위상은 추락되었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입가에 냉소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이는 여당 차기 대선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전 대표에게도 여론상 불이익으로 다가오고 있다. 회동 내용이 공개되면서 박 전 대표가 황 원내대표의 뒤에서 지시하는 듯한 모습이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친이계의 반발을 불러 오는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박 전대표의 모습이 제왕적으로 비취질 수도 있다. 신공항이전, 부산저축은행사건, 과학벨트 선정 등으로 인해 한나라당에 등을 돌린 민심이 이번에 터진 자문위원사건과 황 대표권한대행의 수첩발표 건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제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기 위한 획기적인 전략이 필요 할 때다.영웅은 난세 속에서 태어난다고 했다. 당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당 을 구해내고 민심을 다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차기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