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엄청난 핵사고를 일으킨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또한 핵사고의 확률을 증가시키는 요인은 무엇일까? 필자는 미국의 스리마일 핵사고, 구소련의 체르노빌 핵사고, 그리고 이번 후쿠시마 핵사고의 공통점을 찾으면 그 원인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 공통점은 바로 핵발전소의 개수였다. 핵사고를 일으키는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한 국가가 갖고 있는 발전소의 개수이다. 1979년의 미국 스리마일 섬의 핵발전소 사고가 가장 먼저 일어난 대형사고이다. 미국은 현재 핵발전소가 104개로 세계에서 가장 숫자가 많다. 두 번째로 발생한 핵사고는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사고이다. 현재는 러시아와 많은 다른 나라로 나뉘어있지만 핵사고 당시는 소련이라는 연방국가로서 66개라는 두 번째로 핵발전소가 많았던 나라였다. 그리고 세 번째 핵사고는 전세계에서 네 번째로 핵발전소가 많은 일본에서 발생하였다. 54개의 핵발전소를 가진 일본은 58개를 가진 프랑스의 뒤를 바짝 좆는 핵발전소 보유 4위이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현재 핵발전소 23개로서 일본 다음으로 세계 5위이다.) 핵발전소를 한두 개 보유한 나라들이 많지만 이들에서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고, 모든 대형 핵사고는 이른바 원자력 선진국, 원천기술 보유국, 그리고 핵발전소 수출국에 집중되어있다. 이 사실은 핵사고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나라가 보유하는 핵발전소의 개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핵발전소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정확하게 계산하기 힘들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사고에 대한 통계를 시도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핵발전소 한 개당 사고확률이다. 현재까지 스리마일 1개, 체르노빌 1개, 후쿠시마 4개 등 6개의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났다. 한편, 전 세계의 핵발전소 숫자는 443개 이다. 그렇다면 6/443=1.35% 라는 확률이 나온다. 즉, 핵발전소 한 개당 대형사고 발생확률은 1.35%인 것이다. 100개가 넘는 미국에서는 당연히 확률이 높을 것이고, 1개, 혹은 2개를 갖고 있는 소위 원자력 약소국들은 사고 확률이 낮을 것이다. 50개 이상을 갖고 있는 일본과 프랑스는 당연히 높을 것이고 23개를 갖고 있는 한국은 그보다는 낮을 것이다. 이렇게 확률적으로 사고 가능성이 높은 나라에서만 핵사고가 일어난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한 개 당 사고확률이 1.35%이고 우리나라의 핵발전소 개수가 23개이니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우리나라에서 핵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약 27% 정도가 된다. 이 확률은 우리나라에서 후쿠시마, 체르노빌과 같은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다.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러나 달리 계산할 방법도 없다. 이 숫자를 거부하려면 적어도 왜 가장 핵발전소가 많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사고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두 번째로 많았던 구소련에서 두 번째로 발생했는지, 그리고 근소한 차이로 네 번째로 많은 일본에서 세 번째 사고가 발생했는지를 다른 방법으로 설명해 내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 핵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27%라는 사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기도 하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사고 확률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 사고확률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신월성, 신고리, 신울진 등 5개가 신설되고 있고, 수명이 다한 고리1호기, 월성1호기 들은 폐쇄되지 않고 그 수명이 연장되고 있다. 얼마 전인 12월 22일에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규핵발전소 부지로 삼척과 영덕이 선정되었다. 이렇게 정부의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4년에는 42개가 된다. 정부는 30% 수준인 핵발전소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올릴 계획을 갖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총 56개의 핵발전소를 보유할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프랑스와 함께 핵발전의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될 것이고, 일본보다 더 많은 핵발전소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핵발전소 개수의 증가는 핵사고 확률의 증가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한다. 그리고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벨기에의 뒤를 따라서 탈핵으로 향해야한다. 문의 : 경운동연합 상임의장, 동국의대 교수 김익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