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안철수가 충청도 홍성군 홍동면 문당마을이란 곳을 찾아간 것 같은데 그 자리에서 농업을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해서 인터넷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모양이다. 또한 식량안보차원에서 식량자급율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안철수가 언제 농사라도 한번 지어 봤는지 모르지만 안철수가 농업에 대해서 한 소절 읊었다니 엉뚱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실소가 절로 나온다.
농촌의 문제는 다양하게 존재한다. 첫째, 농촌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농촌의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둘째는 농촌의 경제성이 도시의 경제성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젊은 영농인을 길러 낼 토양이 형성될 리가 없다. 소득이 보장되지 않으니 젊은이들이 올 리가 없다. 또한 낙후된 생활환경과 교육환경도 열악하기도 하거니와 곡물생산 위주로 재배를 하다 보니 소득 보장이 되지 않는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가 있는데도 안철수는 농촌의 문제점이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 문제라고 이상한 말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의 주원료인 쌀의 자급율은 이미 100%를 넘어섰다. 하지만 쌀을 제외한 기타곡물의 자급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콩류만 10%에 근접하고 다른 곡물류의 자급율은 한 자리 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렇게 된 이유를 찾아 봐야 한다. 우리나라 농업의 문제점은 쌀 생산 위주의 농가가 절대적으로 비중이 높다는데 있다. 우선 돈을 만들기가 다른 작물보다는 용이하고 유통망도 비교적 잘 확보되어 있고 재배 기술도 잘 축적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직불금으로 대변되는 각종 지원제도와 수매라고 하는 판로에 대한 일정한 보장이 정착되어 있기 때문에 쌀농사에 집착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물론 젊은 영농인들은 대체작물을 재배하고 신품종을 들여와 농가소득을 극대화 시키는 농업인들도 있지만 문제는 농업에 종사하는 대다수 영농인은 고령화로 인해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있다.
한편, 2차적인 곡물류인 보리와 밀과 옥수수는 생산량에 비해 소비량과 소비처가 한정되어 있고 경작지 문제도 있어 재배 농가도 소수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라 이들 곡물류의 자급율은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옥수수는 조금만 과잉생산하면 가축들의 사료용으로 쓰이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경제성이 떨어지는 작물에 대해서는 농민들이 재배를 기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쌀을 제외한 대체 작물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이유는 첫째, 막상 농민들이 생산을 해도 유통 경로가 복잡하고 중간 도매상의 폭리로 인해 실제 생산자에게는 큰 이익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 쌀을 제외한 기타 작물 생산에 대한 통계자료의 공람체계가 미흡하여 정확한 예측을 하기가 어렵다 보니 어떤 해는 고추가 풍년이 되어 가격 폭락사태를 가져오기도 하고 또 어떤 해는 품귀현상을 빚어 가격이 폭등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러니 기타 작물에 대한 예측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위험 부담이 큰 작물의 재배는 기피하게 되는 것이다.
안철수는 농촌의 문제가 경제성에 있다고 했지,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는 말하지 않았고 해결 방안은 더더욱 거론하지도 않았다. 하긴야 안철수가 농업에는 문외한이다 보니 대책이 나올 리도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농촌 문제는 정치적이면서도 안보문제이며 또한 경제문제이기도 하다. 농촌의 문제점은 복잡하고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어정쩡하고 얄팍한 지식수준으로 거론할 정도로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이다.
어느 네티즌은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을 읽고 대학생 리포트 수준의 문제제기라는 표현도 했다. 내용의 수준이 거의 초보적이라는 것을 지적한 다른 표현일 것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4000만 톤의 곡물류가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과 러시아의 기상이변이 직접직인 원인으로 작용된 작황 불황에서 비롯된 부족량이다. 안철수는 우리나라 농업문제를 거론하기에 앞서 세계 곡물시장의 흐름이나 먼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우리 속담에 서당 개 삼년이며 풍월을 읊는다고도 했지만 아무리 서당 개라 할지라도 본질은 개 일 수밖에 없듯이 말이다. 어설픈 지식으로는 선무당 잡기에 딱 좋아 보여 해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