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국지전이라면 대선은 전면전이다. 전면전이 붙으면 각종 화기가 총동원 된다. 사용되는 주 무기는 이번에도 네가티브 아니면 폭로전이 될 것이다. 그만큼 걸러져야 할 굵직한 건더기가 여타 어느 선거 때 보다 무척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대선은 또한 진영 간의 대결이기도 하다. 전운이 감도는 초입부인 지금 전선의 대치상태는 매우 어지럽게 널려있고 공격해야 할 대상은 아직도 오리무중 상태에 빠져있다. 하지만 이제 100일도 남지 않았다. 진검 승부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소총부대들이 득실거리는 SNS 상에서는 벌써 전투가 시작이 되었다.
양 진영에는 각각 숨겨둔 스나이퍼들이 호시탐탐 사격의 기회만 노리고 있을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박근혜 검증 위원회라는 것을 이미 만들어 놓고 두 눈을 부릅뜨고 과거를 이 잡듯 뒤집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아직까지 야권 최종주자가 확실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각각의 경우의 수에 대비하여 새누리당 역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의 준비태세도 예전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새누리당이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진 지,지난 대선에서 이미 한번 호되게 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철저하게 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두 진영에서 벌이는 싸움의 결과는 어느 쪽이 보다 더 많은 진실 된 엑스파일을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현재까지의 흐름을 보면 일단 유리한 형세를 차지하고 있는 진영은 박근혜 진영이다. 이런 추세는 전쟁이 끝나는 순간까지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박근혜는 이미 오랫동안 숱한 검증을 받아 왔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야당은 또 다시 수십 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난 시신들의 이름을 불러내어 강시타령을 할 것이고 단골메뉴인 유신과 5.16, 그리고 정수장학회 등을 들고 나올 것이다.
어쩌면 죽은 자의 뼛조각이라도 찾아 들고 나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부족일 것이다. 그렇게 전망되는 이유는 야당에서 그동안 과거에 동원되었던 한 물간 재래식 무기를 제외하고는 그만큼 박근혜가 가진 새로운 네가티브적 의혹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재래식 무기를 동원하는 모습을 보는 국민들은 이제는 지겹다라는 소리마저 나오기 시작하고 있으니 말이다.
반면에 민주당 후보 중에서 문재인으로 단일화가 되건, 또는 안철수로 단일화가 되건, 대선 무대에 처음 등장하는 사람이 될 것이 때문에 그만큼 검증 할 소재도 다양할 것이고 볼거리, 해명거리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따라서 네가티브나 폭로전으로 가면 망하는 쪽은 언제나 의혹을 많이 지닌 쪽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점에서 야권 단일화 후보는 불리한 지형에서 싸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테스트용 전초전도 있었다. 엊그제는 막상 전면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안철수 쪽에서 선제타를 날렸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반격도 예전 같지는 않았다. 국정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자고 나오는 쪽은 야당이 아니라 오히려 새누리당 쪽이었다. 작전 셈법을 기민하게 작동한 민주당은 슬그머니 국정조사건 주장은 뒤로 감춘 채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한다. 금태섭이 호기 있게 치고 나온 지 만 하루 만에 처지가 뒤바뀐 신세가 되고 말았다. 막상 국정조사가 실시되면 안철수에 대한 각종 의혹이 초반부터 도마 위로 올라가 1회전부터 난타를 당할 소지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또 있다. 오마이 뉴스가 보도한 홍준표 전 대표의 2011년 12월28일자의 발언도 예사롭지가 않다. 홍 전 대표는 이미 인적사항까지를 파악한 안철수의 여자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홍준표의 발언을 보면 이 문제가 세상 밖으로 나오면 핵폭탄 급의 위력을 가졌음을 짐작할 수 있는 위력적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 외에도 각종 신종 무기들이 의혹 검증 차원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정치권의 사정을 잘 아는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안철수와 여자문제는 언제나 술상에 등장하는 안주거리였다고 하니 동작 빠른 어떤 기자가 언제 특종을 터뜨릴지는 시간문제라고 봐야 한다.
어차피 붙을 전면전이라면 화끈하게 한판 붙는 것이 후유증을 최소화 시키는 한 방편도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장막 뒤에 숨어서 계산기나 두드리며 눈치나 보고 있는 안철수도 당당하게 무대 위로 나서야 한다. 민주당의 누구와 단일화를 하던 간에 당당하게 나서서 하라는 것이다. 자신은 대선에 뜻이 없는데 괜히 누구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느니 하면서 핑계를 대지 말고 그 잘난 민얼굴을 한번 드러내 보여 전면전의 가혹한 상흔이 얼마나 위력이 있는지를 몸소 체험을 해보라는 것이다. 본격적인 전면전이 시작되기 전에 예비전초전을 한판 붙어보는 것도 나쁜 일도 아닐 것이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금태섭과 정준길 간에 벌인 진실공방의 장을 국정조사 위에 올려놓고 판을 벌려보자는 것이다. 어느 쪽이 망하는지 미리 예고편이라도 보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