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예한 정권쟁탈전에 대세론이란 어차피 없다. 다만 준비된 자만이 승리를 가져갈 수 있다. 당연한 말이다. “준비된 대통령 후보!!” 이 슬로건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삼수 끝에 내건 대통령 선거 캠페인이었고 끝내 대통령에 당선이 되는 집념을 보여주었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 믿거나 말거나식 여러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어느 네티즌이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도 아니고 거의 매일 여론조사를 하는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이 세상에 어디에 있느냐고, 그러니 여론조사 장난질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같은 날 여러 여론조사에서 동시에 실시한 여론조사까지 나오고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고 어느 기관의 조사를 믿어야 할 것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대선일 까지는 아직도 70일 이상이 남았다. 이 기간 동안 무슨 일이 발생할 지 귀신도 모르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판인 만큼 초조할 필요도 없고 불안해 할 이유도 없다. 운동경기에서도 아슬아슬한 역전승이 가장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여론조사는 분포도나 집약도 면에서 광역대를 형성하고 있는 지지율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광역대의 진폭은 좁혀 질 것이다. 아직은 검증해야 할 사항도 많이 남아있고 정책비교를 통해 선택을 달리할 요소들은 아직은 등장조차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후보의 진영도 아직은 채 갖추지도 못한 상태에 있다.
선거는 미래를 내다보고 하는 국민 선택의 권리 행위다. 시간이 갈수록 유권자들은 이성적으로 접근하게 될 것이다. 그 사이 여론은 다시 몇 번이나 출렁일 것이고 가장 준비가 잘 되었다고 판단되는 후보에게 집약도가 형성되는 프로세스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이번 대선은 매우 중요하다. 세계 정치, 경제 지형도 출렁이고 있다. 북미를 대표하는 팍스아메리카는 이미 과거지사가 되었고 북미와 대등하게 맞서기 위해 구축한 유럽연합도 맥을 못추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미래 세계를 선도하는 구축점은 아시아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은 미국과 벌써 G2를 형성하고 있고 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의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반면에 G3에 해당하는 일본은 중국과 극대 칭의 대척점에 서 있다. 이런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중재권을 쥘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미 세계 경제 대국 10위권에 위치하여 어느 누구도 함부로 얕잡아 볼 수없는 지위에 올라섰다. 한류는 이미 아시아와 유럽, 남미를 넘어 북미 대륙에까지 그 위상을 떨치고 있다. 한 국가의 전체적인 위상은 경제적인 측면 못지않게 대중문화의 월경에도 그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한류는 이미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그에 못지않게 이제부터 우리의 정치적인 위상도 높여 나가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미래가 그만큼 중요한 테마가 된 것이고 이번 대선은 미래를 보고 선택을 해야 하는 당위성이 그래서 존재하는 것이다.
안철수는 정치에 입문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진영의 구성원도 알 수가 없는 초보 상태지만 인기 하나만 높을 뿐이다. 그러니 아무 준비된 것 없이 인기 하나로 출마한 아마추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문재인은 안철수 보다는 유리한 환경에 있다. 문재인은 안철수 보다 반년 정도 앞서 정치에 입문했지만 제1야당 민주당이라는 정당의 후원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후원 외에는 아무것도 준비가 없는 채 대선에 나섰다. 그에 비해 박근혜는 오랫동안 준비를 해 온 후보자임은 야당에서도 부인하지를 않는다. 그래서 야당이 박근혜의 미래를 희석시키기 위해 과거의 프레임에 가두어 두기 위해 집착하는 것일 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수많은 변수가 등장하게 될 것이고 돌발적인 상황도 돌출하게 될 것이다. 이런 시기가 오면 국민들은 각 후보자에 대한 장, 단점을 하나, 둘 세밀하게 알게 되는 날이 오게 될 것이고, 이번 대선의 중요성을 자각하는 마인드가 스스로 인지되는 시점이 반드시 오게 될 것이다. 그래서 탐색전이 전개되고 있는 초반전의 여론조사에 목 맬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여론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은 잠재적인 변수는 또 있다. 2007년 대선에 비해 2030세대의 유권자 수는 100여만 명이 감소했다는 것이고, 5060이상의 세대에서는 유권자 수가 340여만 명이 증가했다는 매우 중요한 세대 간의 인구 변화는 고려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 홍수사태를 본 어느 정치 평론가는 한 방송에 출연하여 경쟁적으로 쏟아지는 여론조사 홍수를 빗대어 여론이 출렁이고 있는 것인지. 여론조사 회사가 출렁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조소도 내 보냈다. 여론은 언제나 출렁이게 마련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장 잘 준비된 자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만은 부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