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강원도 평창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문재인과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자신이 이긴다는 전제아래서의 단일화를 거론했다. 또한 단일화가 안 된다고 하더라도 완주할 듯한 늬앙스를 풍겼고 설혹, 끝까지 삼자구도로 가더라도 자신이 이길 수 있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TV 삼자토론도 제안했다. 꿈 하나는 야무져서 좋다만 현실은 꿈대로 잘 이루어 지지 않는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안철수의 TV 삼자토론 제안은 지금의 정치적 지형을 잘못 판단한 일방적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안철수가 삼자토론을 제안하면 아주 쉽게 이루어 질것으로 생각을 했다면 안철수의 정치적 감각은 아직도 아마추어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고, 안 이루어질 것을 알면서도 삼자토론을 제안을 했다면 여론 선점용 언론플레이를 한번 해본 것뿐일 것이다.
삼자토론이 되건, 양자토론이 되건 끝까지 완주할 후보들과 하는 것이 정상이다. 안철수도 단일화 운운했으니 문재인과 안철수 간에 누구로 단일화가 될 지는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 만약 단일화가 되면 문재인과 안철수, 둘 중 한사람은 중도 포기해야할 일이 빤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중도에 사퇴할 후보까지 끼워 넣어해야 하는 삼자토론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삼자토론을 하고자 한다면 안철수가 가장 먼저 밝혀야 할 일이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대 국민 선언을 하는 것이 도리인 것이다. 한쪽에서는 단일화에 응하는 듯한 제스쳐를 보이고, 다른 한쪽 에서는 완주도 가능하다는 제스쳐를 보이는 이중적 처신은 안철수가 바라는 새로운 정치가 아닌 매우 구태의연하고 진부한 정치적인 행위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단일화를 하면 한다고, 완주하면 완주한다고, 자신의 주장을 왜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는가?
안철수는 대선 출마 후 정권교체 보다는 정치쇄신이 상위개념에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발언의 의미는 안철수가 이번에 대선에 실패를 한다고 하더라도 차,차기 대선까지 내다본 의미의 발언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발언이다. 안철수는 대선 출마 후 기존 정당과 다른 모범적인 정치행위를 보여준다고 천명해 놓고서는 뒤로는 야금야금 구태정치를 해 왔다.
안철수는 새로운 선거캠프를 보여준다고 하면서 소규모 인원으로 출발한다고 했지만 현재 선거 본진의 핵심 캠프에는 벌써 200여명이나 몰려들어 기존 중앙당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캠프로 몸집이 커졌다. 또한 시,군,구 까지 단위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지역 단위 조직의 이름을 겉으로는 포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포럼이라는 말은 겉 포장지용 브랜드일 뿐, 속으로는 기존 정당의 당협 조직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는 안철수가 끝까지 갈 것에 대비한 조직 구축의 일환으로 보인다.
‘희망 2013’의 슬로건을 내 건 재야 원탁회의 원로들이 다음 주부터 아름다운 단일화를 위해 직접 나서겠다고 하는데 그들이 원하는 후보는 노무현의 프레임을 지닌 문재인일 것이다. 하지만 재야 원로들이 아무리 나선들 단일화를 하는데 아름다움이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아름다운 단일화가 아닌 매우 추잡하고 더티한 공작적 단일화가 될지도 모른다. 재야 좌파 원로들에게 있어 안철수는 머리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도저히 알 수없는 “미확인성 정체성”에 대한 모호함이 존재하기 때문에 문재인을 선호하고 있으며 대신에 안철수 스스로가 불소시게가 되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안철수는 여론선점용, TV 삼자토론 운운하기 전에 자신이 야권에서 차지하고 있는 정치적 현실부터 살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