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월요일 문을 열자마자 원·달러 환율 1020원을 돌파하고 패닉상태에 빠진 코스피는 한 때 1550선도 붕괴되었다. 바야흐로 IMF 전주곡이라는 소리까지 들린다. 주가는 1500선 나락으로 떨어지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초부터 줄곧 주식 매도에 나서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만도 올해 외국인 주식 매도 누적 액수만 12조원에 가까워졌다 했으니, 지금은 16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바이 코리아가 아니라 셀 코리아가 흐름이 됐다. 이는 10년 전 IMF를 연상시키고도 남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경제담당 고위공직자 또한 실제로 그 당시 사람들이 맡고 있다. 불행은 설상가상 겹쳐서 온다고 한다. 아무래도 외국인들은 한국의 현 정치상황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매우 우려스러운 현실이다. 신자유주의도 좋고 친 기업정책도 좋다. 그런데 우리는 그 기본바닥도 다지지 않은 채 구호로만 외치다가 현재와 같은 상황에 직면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 바닥이란 바로 도덕성과 투명성을 기초로 한 철저한 신뢰사회다. 솔직히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에 투자하려면 우리의 정치나 사회가 신뢰(信賴)를 바탕으로 투명하고 청렴한 사회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보기에도 이 정부는 내각 임명에서 보듯 고소영,강부자,강금실,명계남 내각 등으로 불리는 다수의 부정부패한 인물들을 막무가내로 등용함으로써 투명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그러니 불투명한 판도라상자 같은 한국에 알토란같은 자기 돈 투자해서 돈 벌겠다는 환상을 외국인들이 가질 수 있겠는가? 70년대 한 때 ‘영자의 전성시대’라는 영화가 인기리에 상영됐었다. 더불어 사회는 부정부패가 유치찬란하게 만연한 가운데 복부인들은 돈 가방 들고 전국으로 내달리며 치맛바람 휩쓸면서 땅 투기에 열을 올렸었다. 부정부패한 사회가 도래하면 주식은 죽게 되어있다. 특히 금융자본이 국제화된 시대에 있어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정치철학조차 부재한 나라라면 나부터라도 투자를 꺼릴 것이다. 그러한 사회에서 경제가 투명하기를 바람은 연목구어와 같다. 사회 자체가 불투명하면 불신사회가 되어 누구라도 주식을 매도하고 사회적으로는 양극화의 심화와 흉악한 사건만이 줄을 잇는다. 때문에 객관적인 눈으로 냉철히 판단하는 외국 투자자들이 먼저 알고 줄행랑 치고 만다. 그들은 이익을 쫓는 하이에나이지 자선 사업가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진국이 되려면 우선 도덕성과 윤리에 기초한 깨끗한 사회가 되어야한다. 부정부패가 깨끗이 정리된 투명한 사회가 되어야 경제가 산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초상식부터 내동댕이치고 부패한 인물로 내각 인사를 하는 것 보고 외국인들은 깜짝 놀라 너도 나도 주식을 매도하는 것 아닐까 한다. 부패한 위정자들이 청렴한 신뢰사회 만들 수 없다는 것은 불을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서민들은 경제 불황에 너도 나도 허리띠 졸라매기 바쁘다. 휘발유와 밀가루 가격으로부터 물가는 폭등하고, 생활은 더욱 힘들어지는 판에 부가세는 10%에서 갑자기 25%나 올려 12.5%로 부과할 계획이라니, 더욱 죽을 맛이다. 그런데도 1%짜리 부자들은 6억 이상 호가하는 아파트 보유로 내던 종부세조차 내려준다 하니 돈 있는 사람들만 좋은 정책이다. 앞으로는 생계형 도둑이 더욱 늘 것 같다. 양극화의 심화로 부자들은 더욱 돈 벌 기회가 많아지겠지만 서민들은 쪼들린 생활에 배고파 빵을 훔치다 잡힌 장발장처럼 생계형 도둑도 점차 많이 나타날 것 같다. 이에 덧붙여 앞으로는 시위에 대해서도 엄정대처 한다는 정부방침이고 보면, 일부에서 우려하는 대로 백골단 부활에 남산조사실 재등장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시대가 거꾸로 간다고 한탄하는 소리가 들린다. 벌써부터 귀곡산장에서 곡소리가 들리는 이유다. 생계형 도둑인 장발장의 다수 출현은 물론 빠삐용처럼 자유를 찾아 헤매는 한국인들도 다수 나올 것 같아 하루하루가 불안한 세태다. 시대가 앞으로 달리는 ‘백투더퓨처(Back to the future)’가 아니라 과거로 달리는 ‘백투더패스트(Back to the past)’가 될 것 같다. 때문에 많은 양심적인 국민들이 우려하듯 다시 나라가 어지럽고 독재와 폭력이 난무하게 된다면 그때는 ‘장발장 전성시대’와 ‘빠삐용 전성시대’가 슬픈 대한민국을 뒤덮게 될 것이다. 왜? 역사는 거꾸로 가는 경우가 생기는가? 부패하고 초라한 영혼들이 아무 준비나 철학 없이 설치기 때문이다. 나라의 정책이 화합과 통합을 바탕으로 투명하고 깨끗하면 신뢰사회가 되어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나 부패하면 역사가 후퇴하는 것이다. 사회나 문화가 도덕적으로 청렴하고 투명하면 저절로 신뢰사회로 가기에 그냥 둬도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나, 부도덕성함에 더하여 윤리, 철학도 갖추지 못한 돈 많은 스쿠루지들이 끼리끼리 몰려다니면서 민심을 호도하여 권력을 쥘 때는 선진국이 아니라 3류 국가라는 나락으로 추락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인데, 윗물부터 썩었다면 아랫물은 보나마나 썩게 되는 이치와 같다. 21세기 新 ‘영자의 전성시대’를 맞이하여 ‘내 돈부터 빼고 보자!’는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新 영자의 전성시대를 맞이하여 한국의 운명이 어찌될지 심히 걱정스럽다. 고로 위정자는 지금부터라도 목욕재계하고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과거의 썩은 인물인 영자같은 고소영, 강부가가 아닌 청렴하고 유능한 사람들로 하여 이 나라를 정상적인 법치국가로 이끌어야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다만, 이를 실행할 철학과 영혼이 없어 보이니, 나라가 더욱 혼란스러워질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