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을 줄 알면서도, 믿고 있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들이 제가 속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어쩌면 속을 줄 알면서도, 믿고 있었다”며 이명박 대통령과의 공정 공천 합의가 깨졌다며 강한 유감을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공천이 "한마디로 정당정치를 뒤로 후퇴시킨 무원칙한 공천의 결정체", "과거 국민에게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해서 얻은 천금같은 기회를 날려버린 어리석은 공천"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작금에 한나라당에서 일어나는 공천 파동과 당 개혁 후퇴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 책임은 이미 개혁돼 있는 것조차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시킨 당 대표와 지도부가 져야 한다"고 지도부 책임론을 주장했다. 당 대표 지도부 "무능하기 때문 일어난 일" 박 전 대표는 "당 대표와 지도부가 정치개혁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없고 무능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국민에게 3가지 중대한 사실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며 "한나라당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과거 국민에게 드렸던 많은 약속들이 깨져가고 있지만 저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겠다"며 탈당설은 일축했다. 그는 또한 "지속적인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을 다시 꼭 바로 잡겠다"며 "그것이 국민과 당을 위해 제가 할 일이고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 박근혜, 그길을 담대히 걸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당 지원유세 요청, "지원유세 계획 없다" 한편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지원 유세 여부에 대해 "제 선거도 있고 지원유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오늘 회견에 이어 내일 지역구인 대구로 향한 뒤 총선이 끝난 뒤인 다음 달 9일 이후에 상경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이명박 대통령측의 사적 감정이 개입된 공천으로 아끼던 사람들이 대거 희생된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당의 지원유세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박 전대가 총선기간 내내 대구에 머물 것임을 시사했다. "탈당 등 극단적 카드는 검토하지 않을 것" 그러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당에 남아 한나라당이 더 이상 잘못된 길로 가는 일을 바로잡겠다며 탈당 등의 극단적 카드는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 측근은 전했다. 친박연대는 박 전 대표의 입장표명 내용에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박 전 대표가 친박연대의 활동에 사실상 힘을 실어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판단 때문에 박근혜 전 대표가 어떤 입장을 밝히냐에 따라 당안팎에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김응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