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지요. 우리 국민들이 어리석어 그런 쇼에 넘어갈지도." 정치에서 인사(人事)는 자신의 실력 고백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수준의 인물들을 이렇게 중요한 기구에 모을 수 있느냐는 경악, 그것은 박근혜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다. 스물여섯의 청년을 비대위(非對委) 위원으로 영입하였더니 그는 "박근혜 위원장도 의혹을 털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면 사람들은 대체로 과격해진다. 권력형 부패 전력자(前歷者)와 천안함 폭침 부정자가 한나라당을 숙정하겠다고 한다. 종북(從北)세력과 처절하게 싸워 종북정권 등장을 저지하여야 할 역사적 사명을 망각하니 만만한 내부 사람들을 공격한다. 이게 대국(大局)을 놓친 이들의 소꿉장난이다. 김종인과 이상돈 위원의 행태에서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의 부정적 전력(前歷)이 아니다. 그런 약점을 지녔으면 자중(自重)하여야 할 터인데 자신들이 가장 양심적인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는 그 오만과 위선이 다른 사람들의 분노와 반발을 부른 것이다. 한미(韓美) 자유무역협정(FTA)을 성사키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김종훈(59,사진) 통상교섭본부장이 오늘 공직(公職)에서 물러났다. 많은 국민들의 뇌리에 그는 논리와 용기와 배짱을 겸한 인물로 각인되어 있다. 보기 드문 "영혼 있는 공무원"이었다. 이런 투사가 한나라당 비대위(非對委)에 영입되었더라면 박근혜 위원장도 덩달아 신뢰를 얻고 중심을 잡았을 것이다. 교수나 정치인은 말이 늘 앞선다. 경험 얕은 스물여섯 청년보다 능력이 검증(檢證)된 59세의 공직자를 우대하는 게 보수의 정신이다. 자신의 성(城)을 부수고 이 넓은 세상으로 나와 널리 사람을 구하면 김종훈 같은 사람을 열 명 모으지 못할까? 박(朴) 위원장은, 콩가루 집안을 만들고 있는 비대위(非對委)를 새로 짜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가관과 도덕성에 치명적 약점을 가진 사람들이 박근혜 위원장이 쥐어준 이른바 쇄신의 칼자루를 휘두른다면 누가 승복하겠는가? 이런 사람들이 공천한 인물들이 내년 총선에서 몰락한다면 박근혜 위원장의 대통령 꿈도 끝이다. 趙甲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