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발표한 뮤직 비디오 “강남스타일”이 유 투브 동영상 조회건 수가 4500만 건을 돌파했다고 한다. 가히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폭발중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의 유명한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미국기획사를 통해 현지 음반을 출판하자고 싸이 측에 제안이 들어오기에 이르렀다. 강남 스타일을 처음 접하면 매우 코믹한 인상이 떠오른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비틀기 트위스트를 선보여 쉽게 패러디가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 인기비결이 아닌가 한다.
강남 스타일의 동영상을 보면 아이디어 하나는 기가 막혀 보였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강남스타일을 언급한 적이 있었으니 이쯤 되면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시골 어르신네들 정도를 제외하고는 강남스타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 단란주점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순하고 착한 젊은이의 우상, 안철수 교수만 제외하고 말이다. 그러나 어쩌면 미국에서 오랫동안 유학을 했던 고명딸로 부터는 들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쨌거나 안철수의 단란주점 파문은 지지율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가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안 원장의 지지율이 룸살롱 논란으로 다자대결, 양자대결 모두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안 원장이 이틀 연속 지지율이 하락한 원인은 룸살롱 방문 자체 보다는 '단란한 게 뭐죠'라고 했던 분이 룸살롱 갔다고 하니 유권자들의 실망감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이어 "사실상 이미 정치인이고 대권주자라고 할 수 있는 안 원장은 '꺼리'가 안 되는 검증공세라도 유권자들에게 해명할 필요가 있다"며 "'꺼리'가 안 되는 의혹에도 어떻게 대응하는지, 정치인으로서의 태도를 주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6월 17일 방영된 영상을 복원해 보면 이렇다.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안철수에게 당시 진행자들이 “ 단란(?)히 먹는 술집 가보셨어요?”, “노래방인데 좀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는 곳” 이라면서 부연 설명까지 해 주었다. 그러자 안철수는 “술을 못 마시거든요, 뭐가 단란한 거죠?” 라고, 단 한 번도 단란주점에 가본 적이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친절하게도 안철수는 “술을 못 마시고 여종업원에 배석하는 술집 자체를 모른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 장면에서 연상되는 장면이 한 컷 떠오른다. 술을 좋아하는 남편과 애인을 둔 주부나 여성들은 안철수의 이 발언에 크게 감명을 받아 쌍수를 들고 환호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었을 테고, 가정에 따라서는 남편에게 “ 제발 안철수 반 이라도 좀 닮아봐라”고 바가지 긁는 소리들 듣게 된 애주가 남편들도 꽤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웬걸, 신동아 9월호가 밝힌 내용을 보면 안철수가 역삼동 S빌딩 지하, 그리고 청담동 어디어디 단란주점에 간혹 드나들었다면서 그 당시 술좌석에 동석했던 증인들이 다수가 나타나서 안철수의 말을 뒤집어 버렸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인터넷 포털이 불이 났다. 가랑비가 순식간에 폭우로 변하듯 단 시간에 안철수 룸싸롱은 인기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유흥가에서는 요즘은 룸싸롱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 대신에 비즈니스룸 이라든가, 단란주점이라는 용어를 쓴다. 강남의 단란주점은 거의 전부가 룸싸롱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요즘은 룸싸롱이 풀싸롱이라는 이름으로 진화된 단란주점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사단이 크게 번지자 인터넷에는 각종 패러디물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자 이번에도 역시 대변인이라는 작자라는 사람이 대리인으로 나서서 한다는 말이 “ 대꾸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라는 한마디만 던지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 무슨 어이가 없는 대변인의 말씀인가.? 이렇게 중대한 일에 대꾸할 필요가 없다고 하니 큰일도 보통 큰일이 아닌 것이다.
자고 일어나서 매일 아침에 받아보는 언론의 사회면에 등장하는 단어가 단란주점과 관계된 사건이 빠질 날이 없을 정도로 귀와 눈에 익은 이름이 단란주점이고, 차를 타고 가다가 눈을 창밖으로 돌리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단란주점 간판이다. 길을 걸을 때도 밟힐 정도로 많은 것이 단란주점 간판이다. 그런데 누구나 알고 있는 단란주점을 안철수만 모르고 있었다는 이 기막힌 현실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어안이 벙벙해 진다.
안철수가 단란주점이 무엇인지 정말 몰랐다면 우리 사회에 통용되는 기본 상식도 못 갖춘 천하의 띨띨이에 불과 하다는 것이고, 알았으되 모른다고 했다면 거짓말이 틀림없어 유력 대선 주자로 회자되는 당사자로서 더욱더 큰일이 아닌가. 이런대도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했으니 단란주점을 안다는 것인지, 모른다는 것인지 카멜레온이 따로 없다는 생각도 든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의 이치가 그러하듯 무엇인가 한 번 감추려고 하면 자꾸 감추어지게 마련이고 선의의 거짓말이라도 한번 하기 시작하면 그 거짓말을 합리화하고 정당화시키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로 앞의 거짓말을 덮다가 결국에는 개망신만 당하고 신세를 쫄딱 망치는 사람들도 이 세상에는 비일비재하다. 인류가 탄생한 이래 마시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 술이고 술집인데 그까짓 단란주점에 가서 술을 마신 것이 무슨 대수일까 만, 그 장본인이 지고지순하다고 세상에 알려진 안철수다 보니 단란주점이 뭐 하는 곳인지 모른다는 것, 그 자체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데도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의 지적처럼 지지율이 하락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