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흔쾌히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참배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가해자 측의 진정한 반성이 있어야죠” 이 말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의 발언이다. 문재인은 민주당의 공식 후보로 선출된 이후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는 참배를 했지만 이승만 ,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는 외면한 것에 대한 문재인의 답변이었다.
문재인은 후보자 수락 연설에서 다섯 가지의 문을 발표했다. 다섯 번째 중 세 번째 거론한 문이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것이었다. 문재인은 새로운 리더십으로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공감과 연대의 리더십을 펼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국립현충원 방문에서 보여준 문재인의 행동을 보면 문재인의 화합은 자기들끼리의 화합이라는 것을 보여준 레토릭에 불과하다는 것을 문재인 스스로가 보여준 셈이다.
문재인은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되기 위해 명색이 제1 야당의 간판을 달고 나온 후보다, 또한 그는 화합과 소통을 강조한 장본인이다. 문재인이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외면한 진짜 속내는 진보 좌파의 세 결집을 유도하고자 하는 계산도 했을 것이고, 자신들이 인정하는 역사만 수용하고 쳐다보기 싫은 과거의 역사는 철저히 외면하겠다는 의미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 진다. 속내와는 다르게 겉으로만 국민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것이 새로운 리더십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문재인이 진정으로 국민들의 화합을 원한다면 기왕지사 국립현충원에 간 김에 전직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다고 해서 진보 좌파 지지세력들을 제외하고는 일반 국민들이 뭐라고 말 할 국민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잘했다는 평가가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은 결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진영논리가 문재인을 지배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역사는 과거에 일어난 실체적 사실을 말 한다. 역사에는 좋은 사실도 있고 나쁜 사실도 있다. 도저히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사실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역사 그 자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좌파들이 보수 성향의 전직 대통령들을 아무리 미워하고 저주해도 과거에 이미 존재했었던 그 사실마저도 부정할 수가 없다. 미우나 고우나 이승만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라는 족적이 남겨져 있는 인물이고 박정희는 가난을 탈피시키고 경제대국의 초석을 닦았다는 실존적 인물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는 사실들이다.
문재인이나 야권을 지지하는 진보 좌파들이 이승만이나 박정희의 묘소를 외면 한다고 해도 그 묘소는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문재인은 가해자의 진정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승만, 박정희 시절의 가해자는 지금 이 세상을 떠난 사람이 대부분이다. 주체가 없는데도 이렇게 말 하는 것은 박근혜 더러 이승만, 박정희 시대에 있었던 지난 시절의 모든 허물을 전부 등에 업고 갈 것을 강요하는 것과 같다.
문재인과 그를 지지하는 세력들은 사과를 하게 되면, 또 다시 사과를 하라고 주문할 것이고 또 다시 사과를 하게 되면, 또 다른 문제로 사과를 강요하여 끊임없이 흠집을 내게끔 시도할 것이다. 국민이란 문재인을 지지하건, 반대를 하건, 국민은 전체 국민을 지칭한다. 화합을 주장하는 대권 후보자가 자신을 지지하면 화합 대상의 국민이고, 이승만이나 박정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화합해야 할 국민이 아니라는 이분법적 기준을 들이댄다면 문재인이 화합할 국민들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적어도 국민들의 과반수이상이 절대 다수는 박정희 시대의 향수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여론조사는 지천에 널려있다. 그렇다면 문재인은 누구와 화합하고 누구와 소통하겠다는 것인지 실체가 모호하기 그지없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친노 프레임이 아니라면 그럼 무엇이 친노 프레임이란 말인가. 전직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는데도 조건이 있어야 하는가. 문재인 후보에게 던지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