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완성된 이 책은 이 여사의 자전적 수필집 ’나의 사랑ㆍ나의 조국’(1992)과 1980년 당시 감옥에 있던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낸 300여통의 편지를 묶은 서간집 ’이희호의 내일을 위한 기도’(1998)에 이어 세번재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남편의 평생 정적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에 대한 평가다. 생전에 세 번 육 여사와 만났다는 이 여사는 육 여사에 대해 “따뜻하고 반듯한 성품을 지녔으며 남편의 독재를 많이 염려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속의 야당”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또 전두환 전 대통령과의 독대 장면도 수록하고 있는데 1982년 남편의 석방을 요청하러 처음 만났던 전 전 대통령은 “마치 동네 복덕방 아저씨가 아주머니 대하듯 일상적으로 대했다”면서 “때로는 바짓자락을 올리고 다리를 긁적거리면서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독특한 분”이라고 평했다. 이 여사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지팡이를 짚고 무거운 걸음을 떼는 남편의 뒷모습이 결혼 생활 중 만난 가장 고독한 모습이었다고 회상하며 ’조국의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한 몸 바치겠다는’ 남편의 꿈이 꿈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자서전 출간을 기념해 오는 11일 서울 63빌딩에서 김 전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연다. 책의 부제는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로 김 전 대통령이 직접 붙였다. 396쪽. 1만5천원. (이종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