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대장정이 시작된 마당에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도 당초 목표로 내세웠듯이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낸데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칠레전과 6일 투르크메니스탄전을 비교해보면 앞으로 허정무호의 앞길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칠레전과 투르크메니스탄전의 선발 라인업은 반 이상 바뀌었다. 두 경기 모두 선발로 나온 태극전사는 곽태휘, 조용형, 김남일, 염기훈 뿐이다. 그마저도 염기훈이 투르크메니스탄전 전반 39분만에 교체된 점에 비춰보면 두 경기엔 전혀 다른 멤버의 팀이 나선 셈이 된다. 그리고 결과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칠레전에서 허정무호는 무기력한 공격력으로 무실점 터널에 90분을 보탰다. 반면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선 상대가 약한 탓도 있었지만 근래에 보기 드물게 화끈한 골 잔치를 벌였다. 하지만 박주영을 비롯한 국내파 공격수는 여전히 침묵했고 수비수 곽태휘가 한 골을 넣었을 뿐이다. 나머지는 해외파의 골 퍼레이드였다. 물론 박주영이 비록 결정력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2도움을 올렸다는 점은 나름대로 희망적이다. 즉 박지성, 설기현, 이영표 등 프리미어리거 3인방과 이제 해외파로 분류돼야 할 김두현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대표팀 경기력은 다시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허 감독은 "우리에겐 2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동아시아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자리를 잡길 바란다"고 했다. 주장 김남일도 "해외파가 있어서 든든한 느낌을 준 것은 사실이다. 대표팀이 앞으로 훈련을 더 많이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파 없이 시험대에 오르게 될 허정무호가 조직력을 가다듬고 동북아 축구 맹주다운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