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 나오는 장소들은 단순한 배경이상의 역할을 한다. 인물의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살려 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여주고, 자연스레 많은 관심을 받는다. 최근 각 방영 요일별 시청률 1, 2위를 다투는 월화드라마 ‘자이언트(SBS)’,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KBS2)’, 일일드라마 ‘황금물고기(MBC)’ 등에 나온 장소들도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눈길을 끌고 있다. ◆ 달동네? NO!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는 벽화마을 – ‘수암골’ 최근 시청률이 40%를 훌쩍 넘어선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KBS2)’는 그 인기만큼이나 촬영 장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극의 주 무대인 ‘팔봉빵집’은 청주 수암골에 자리하고 있는 갤러리를 셋트장으로 만든 것이다. 극중 신유경(유진)의 자취방과 팔봉선생의 자택 등 소박한 동네의 분위기를 한껏 담아내는 수암골은 골목 곳곳에 훈훈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벽화가 있다. 과거 수암골은 흔히 말하는 ‘달동네’의 모습이었지만, 작년 초 방영된 ‘카인과 아벨’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단순한 달동네의 모습을 벗어났다. 드라마 촬영 이후로 관광객이 늘어나고 벽화가 많이 그려져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벽화마을로 탈바꿈 했다. ◆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언덕 위의 하얀 집 – ‘속초 동명동 성당’ SBS의 월화드라마 ‘자이언트’ 19회에서 홍기표 회장(손병호)의 살해 누명으로 도망친 이강모(이범수)가 그를 찾아온 황정연(박진희)과 성당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이 방영된 바 있다. 이 장면은 한편으로는 아름답지만 향후 주인공이 겪을 시련과 극중 인물간 갈등이 본격적으로 증폭 될 것이라는 암시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장면의 배경이 된 곳은 속초 동명동 성당이다. 속초 앞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동명동 성당은 소박한 규모와 하얀색 외관이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인상적인데, 드라마 촬영 이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성당은 50년이 넘도록 그 모습을 잘 보존해온 곳으로 고(古) 김수환 추기경이 추천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성당 중 한 곳이다. ◆ 고급호텔 같은 배경, 알고 보니 시니어타운 – ‘더 헤리티지’ 일일드라마 중 선두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황금물고기(MBC)’는 주요등장인물들의 캐릭터에 맞춰 럭셔리함을 자랑하는 공간들이 배경으로 나온다. 극중 문정호(박상원)와 이태영(이태곤)은 각각 정인재단의 이사장, 하늘병원의 의사로 인하대병원이 주 촬영지이지만, 인물들 간 중요한 사건이나 만남의 장소는 고급호텔 느낌을 주는 곳이 주로 선택된다. 이들 장소 중에는 알고 보면 호텔이 아닌 곳도 있다. 분당에 위치한 시니어타운 ‘더 헤리티지’가 대표적이다. 주로 로비, 카페, 복도와 세대 내부 등이 극중에 등장했다. 한지민(조윤희)이 문정호의 정체를 알게 되는 장소, 이태영에게 완전히 버림받고 복수를 결심하게 되는 곳 등 중요한 장면의 배경이 된 더 헤리티지는 국내 최초의 타운하우스 개념 시니어타운이다. 올해 초 방영된 월화드라마 ‘부자의 탄생(KBS2)’ 촬영지로도 사용되었을 정도로 시설과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움을 입증하고 있다. ◆ 품위 있는 저택의 단골 촬영지, 대통령의 별장 – ‘청남대’ 드라마 속에 나오는 럭셔리한 공간은 대부분 실제 개인소유 저택이나 셋트장으로, 일반 관광객이 들어가서 구경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 그러나 청남대 등과 같이 직접 체험하고 구경해 볼 수 있는 곳은 관광객들에게 드라마 등장인물이 된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2003년 고(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방하기 전 까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는 개방 이후 각종 드라마의 단골 촬영 촬영지가 되었다. 주로 상류층의 저택이나 정원 파티 등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작년 방영되었던 ‘꽃보다 남자, 아이리스(KBS2)’, ‘카인과 아벨’ 등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던 드라마들의 인기에 힘입어 연일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제빵왕 김탁구’에서 극중 구일중 회장(전광렬)의 저택으로 나오고 있다. 더 헤리티지 권순성 홍보팀장은 “드라마 촬영 협찬을 통해 드라마는 극의 분위기를 한껏 살릴 수 있고 협찬 장소는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게 되어 서로 ‘윈-윈’이다”며 “더 헤리티지의 경우 장소 협찬을 하기 시작한 올 초부터 최근까지 문의전화나 입주계약 등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