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에서 당초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됐던 수도권마저 크게 흔들릴 정도다. 실제 한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22일 <주간조선> 의뢰로 최근 여론조사 및 과거 7번의 대선과 총선 결과를 합쳐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 171석, 통합민주당 104석, 자유선진당 12석을 얻을 것이란 전망을 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이 4.9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얻는 데 성공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너무나 많이 다르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에 대해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이 많은 내각) 전성시대"라거나 "강부자(강남 부자) 전성시대"라는 등 비아냥거리는 신조어가 인터넷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제 이명박 정부의 초대 장관 후보자들이 부동산 투기 등 각종 비리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장관 내정자 1인당 평균 재산이 40억원에 가까운 "부자 내각"이 최대 정국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서민들과는 딴 세상에 사는 내각"이라는 불만여론이 국민들 사이에서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이미 남주홍 통일부, 박은경 환경부, 이춘호 여성부 장관 내정자 등이 사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악화된 국민여론은 쉽사리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자유선진당은 28일 “김성이, 이윤호 장관 후보자도 물러나라”는 논평을 냈다. 이혜연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이날 “‘불도저 내각’으로 출범할 줄 알았던 이명박 정부의 ‘강부자 내각’이 끝내 좌초되었다. ‘고소영’으로 이루어진 ‘강부자’ 내각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싸늘하다”고 꼬집으면서 이 같이 두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것. 그런데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같은 날 통합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며 “교체를 검토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미 3명의 장관 후보가 교체 됐지만, 앞으로도 3명의 후보가 더 교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더구나 국회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8일 내정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경력위조 의혹, 자녀의 재산증여 문제 등이 전날에 이어 집중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주택 구입 문제와 충남 서천 토지 매입 등 부동산 투기 문제와 경력 위조를 집중 추궁했다. 또 김경한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 부인의 부동산 투자회사 채권 보유 문제가 집중 거론된 가운데, 골프 회원권 보유, 장남에 대한 부동산 증여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결과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 구성은 ‘완전한 실패작’인 셈이다. 이로 인해 수도권 지역 민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수도권에서 40여석의 당락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충청권에서도 자유선진당이 강세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현재 수도권에서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는 40곳 중 20석만이라도 민주당이 승리를 하고, 충청권에서 선진당이 10석만 더 얻어도 한나라당의 관반의석 확보의 꿈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사실 18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은 누가 무래도 노무현 정부의 책임론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물러선 지금,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절대 평가를 하기 시작했다. 그 평가에서 이 대통령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즉 국민들은 새 정부가 강한 비전과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인수위원회가 잦은 실수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는가하면, 내각 인선은 ‘강부자-고소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영 신통치 못해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안정론’보다 ‘견제론’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온 마당이다. 오죽하면 서울 서대문을 지역구의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과 서울 양천갑 원희룡 의원이 지난 26일 새 정부 내각 인선과 당 공천 상황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겠는가. 따라서 ‘이명박’으로 인해 한나라당 과반의석 확보가 불투명하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럼, 한나라당 과반의석 확보는 실패로 끝나는가. 아직은 모른다. 지난 17대 구원투수로 나섰던 ‘박근혜’가 다시 전면에 나설 경우, 한나라당은 기사회생이 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가 ‘이명박’ 구원투수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시민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