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것이 갖는 것임을 아는 것이 정치의 근본 『史記』를 보면 제나라 환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데 오늘날 정치 지도자들이 유심히 새겨야 할 대목이다. 환공 5년에 노나라를 공격하여 대승을 거두게 되었는데 노나라 왕은 자기나라 수읍 땅을 바치면서 휴전을 청하였다. 환공은 이에 승낙하고 서로 만나 조약을 맺고자 했다. 노나라 왕이 환공에게 수읍 땅을 바치고, 조약을 맺으려 할 때였다. 느닷없이 한 사나이가 단상에 뛰어 올라 환공의 목에 비수를 들이대는 것이 아닌가! 그 사나이는 다름 아닌 노나라 장군 조말(蚤沫)이었다. 그는 무예에 뛰 어나고 용감한 장군이었으나, 제나라와 세 차례나 싸워 모두 패했다. 그런데 노나라 왕은 계속 패전을 계속한 조말을 아껴 문책하지 않고 장군의 지위에 있게 하였던 것이다. "지금 그대는 무슨 짓을 하는 것인가?" 환공이 호통을 쳤다. 그러자 조말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나라가 강하고 노나라는 약한데 강대국인 제나라가 노나라를 자주 침범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오. 이제 제나라 국경은 노나라에 깊이 파 고 들어와 서울에 육박하고 있소. 그러니 빼앗은 땅을 모두 내놓으시 오" 환공은 어서 이 상황을 벗어나려고 조말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그러자 조말이 비수를 던지고 다시 신하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는데 안색이 조 금도 변하지 않고 목소리도 변함이 없었다. 환공은 급한 나머지 땅을 돌려준다고 말했으나 다시 생각해 보니 분통 이 터져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조말을 죽여 버리고 약속도 없었던 것으로 하고자 했다. 그러자 관중이 정색하면서 말했다. "폐하께서는 그자에게 협박당해 어쩔 수 없다고 하시겠지만, 약속은 약 속입니다. 그것을 없었던 것으로 하고 상대를 죽인다면 신의를 저버리 는 것입니다. 그것은 다만 보잘것없는 화풀이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더 구나 그렇게 되면 제후들의 신뢰를 배반하게 되어 천하로부터 따돌림 을 당하게 됩니다. 주는 것이 받는 길입니다. 작은 이익을 탐하여 만족하신다면 제후에게 신망을 잃게 되며 천하의 명성을 스스로 버리게 됩니다." 결국 환공이 관중의 말에 따르게 되니 제나라는 세 번 싸워 얻은 땅을 모두 되돌려 주고 만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제나라 환공의 행동은 제후들에게 높이 평가되었다. 그리하여 누구나 환공의 신의에 감탄했고 또한 제나라와 손잡으려는 나라가 줄을 이었다. 그리하여 환공7년에 드디어 제후들은 환공을 맹주로 추대하여 견 땅에 서 회맹의식(會盟儀式)을 가진 후 환공은 패자가 되었다. 환공 23년에 북쪽의 야만족인 산융족이 연나라를 침공하자 연나라는 제나라에 도움을 청하였다. 이에 환공은 군사를 이끌고 연나라에 가서 산융족을 격파하여 내쫓았다. 그런 후에 환공은 귀국길에 오르게 되었 는데 연나라 왕이 감격한 나머지 전송하러 나왔다가 어느새 제나라 땅 에까지 들어서게 되었다. 그러자 환공은 생각했다. "제후끼리의 전송에서 국경을 넘지 않는 것이 관례이다. 내가 천자(天 子)도 아니면서 어떻게 국경을 넘어서까지 전송을 받을 수 있는가 그 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고는 그 자리에서 국경의 도랑을 파게 하여 전송하며 따라온 곳까 지 연나라의 땅으로 떼어주었다. 또한 환공은 연나라 왕에게 어진 정치를 베풀라고 권하였으며 주나라 왕실에게 공물을 바치도록 했다. 환공의 이러한 행동들은 제후들에게 대단한 평가를 받게 되었고 환공 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史記』토끼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 사마천 지음, 김 진연 편역, 도서출판 서해문집 발췌 이번 4.27재보선을 보면서 손학규 대표와 유시민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보면서 정치의 급수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객관적인 여론조사을 보면 야권의 유력 대권후보 1순위는 유시민 대표였다. 여기에 비하면 손학규 대표는 제1야당의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군소정당의 대표인 유시민 대표에게 뒤지는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이미 손학규 대표는 죽은 고기와 같다고 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손학규 대표는 누가 뭐라고 해도 과거의 족쇄가 그를 놓아 두질 않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의 과거 이력을 두고 요리하기 쉽게 틈만나면 도마위에 올려 놓고 칼질을 해대는 것이야 말로 유일한 낙이 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손학규야 말로 아무리 민주당에서 발버둥 쳐봐야 한나라당의 그물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해서 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가장 중요한 사실을 방기했기 때문에 모든것을 내 주고야 말았다. 왜냐하면 죽은 고기는 결코 강물을 거슬러 가지 않는다. 다만 강물이 흐르는 대로 거스러지 않고 강물에 몸을 맡길 뿐이다. 여기서 강물이란 무엇인가. 바로 민심이고 국민의 뜻이다. 손학규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강물의 흐름을 저버리지 않고 민심의 뜻을 거스러지 않고 강물이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겼기 때문에 승리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유시민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취한 행동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인가. 조급함이다. 그 조급함 때문에 3대0의 게임을 2대1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몽니 정치는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자신의 한계를 알고 그것을 인정 할때 더 큰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떡은 결코 큰 떡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떡을 버릴때, 더 큰 떡이 국민을 골고루 나누어 주는 떡임을 알때, 진정한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눈에 보이는 떡을 버림으로해서 국민에게 골고루 나누어 줄 수 있는 큰 떡을 얻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재보선에서 승자는 과연 누구인가.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언론에서나 정치권에서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실상은 이번 선거의 승자는 민주당도 아니고 손학규도 아니고 국민이다.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죽은 고기임을 스스로 자임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겸허하게 처신한 죽은 고기, 국민과 민심의 뜻을 거스러지 않고 강물에 몸을 맡긴 손학규 대표에게 영광이 간것이다. 민주당이 김해(을)에서 참여당의 몽니를 몽니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통크게 받아들임으로써, 잃고도 모든것을 얻은 결과를 낳았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정치란, 주는 것이 얻는다"는 만고의 진리를 누가 먼저 터득하느냐에 따라서 국민, 민심을 얻는다는 것을 이번 선거를 통해 유시민 대표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