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아도 키코피해 대책위에 앞장섰던 일부 기업들은 언론 등에 신변이 노출되면서 이미 키코 판매은행과 거래은행으로부터 신규대출 중단과 기존대출의 조기회수 등을 압박받아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키코피해 중소기업들에 대한 신규대출 지원 및 기존대출 조기회수 등의 당근과 채찍을 악용해 자신들의 키코판매에 대한 부당성과 책임을 은폐하려는 지능적인 횡포다. 정부의 이번 지원방침은 키코계약은행협의회에서 기업별로 등급을 나누고 기업에 맞게 지원 방법을 제시하면 기업이 이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배적 위치를 점한 시중은행의 이 같은 고압적이고도 부당한 행태들을 보면 정부의 지원방침은 한낱 생색내기에 그칠 공산이 높다. 결국 시중은행들의 비굴한 횡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정부의 지원방침은 ‘찬 밥 더운 밥’ 가릴 여유조차 없는 키코피해 중소기업들에게 또 다시 좌절만 안겨줄 뿐이다. 따라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애꿎은 중소기업들이 당한 키코피해에 대해 낱낱이 조사하고 규명해, 시중은행들의 책임을 명명백백 가려내야 한다. 제2의 키코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또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시중은행들의 해묵은 횡포에 대해서도 차제에 엄중하게 다스려 영구적으로 근절시켜야 한다. 미흡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이번 키코피해 중소기업 지원대책이 차질 없이 피해업체에 스며들 수 있도록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촉구한다. (박 현 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