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KBS의 내부 모의 출구조사 결과가 외부로 유출돼 논란이 일었다. KBS는 ‘내부 테스트용 가상 수치’라고 해명했으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개입"이라고 반발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직접 KBS를 찾아가 항의했다.
KBS는 지방선거일이 4일보다 앞선 3일 오후 지방선거 특집 홈페이지에 각 지역별 광역단체장 출구조사 결과와 당선자 사진을 올렸다.
KBS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 무소속 강운태 광주시장 후보를 당선자로 드러냈다. 이밖에도 대전, 세종시, 울산은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것으로 게재했다.
이에 KBS 측은 “본의 아니게 각 당과 후보자 여러분께 오해와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KBS가 지방선거 홈페이지 운용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내부 테스트용 화면이 일시적으로 노출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자료에는 각 당 후보의 출구조사 결과가 예시돼 있으나 이는 선거 당일 오후 6시에 발표되는 실제 출구조사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으로, 홈페이지 내부 테스트용 가상 수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개발용 홈페이지는 외부 공개를 위한 것이 아니며, 홈페이지에도 링크되지 않은 숨겨진 홈페이지. KBS는 일단 외부인이 관여된 악의적 유출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유출사고에 정의당 김종민 선대위 대변인은 “이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이 와중에 야권이 이기는 선거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여권표를 결집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KBS의 선거개입은 국정원 대선개입보다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KBS는 6.4 지방선거 출구조사라는 이름으로 홈페이지에 허위 출구조사 결과를 장시간 노출시켰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또 “KBS는 실제 출구조사와는 전혀 관계없는 테스트용 가상 수치라며 외부인이 관여된 악의적 유출로 본다고 밝혔지만 진위여부는 검찰수사를 통해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은 오늘 저녁 8시 KBS측에서 6.4지방선거 개표방송용으로 준비 중인 내부 사이트 유출사고와 관련해 KBS 본사를 항의 방문했다"고 밝혔다.
박대출 대변인은 "윤상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 등은 사고 경위를 명백히 규명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발과 검찰 수사 의뢰, KBS측의 해명과 사과를 길환영 사장에게 강력히 요청했다"면서 "KBS측은 이에 따라 이날 ‘KBS 뉴스 9’에 보도를 통해 공식 사과하면서 유권자들이 무의미한 테스트용 수치에 현혹되지 않고 투표에 임해달라고 당부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 소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