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 누리꾼이 "전남대 납치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동영상이 SNS를 타고 일파만파 퍼져나가면서 화제가 되었다. 동영상은 지난 13일 오후 5시반경 촬영된 것으로,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두 세 명의 남성이 한 여성을 강제로 차에 태우는 장면이 담겨 있다. 당시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특정 종교에 빠져있는 딸을 데려오기 위해 부모가 지인들을 동원해 벌인 소동으로 결론을 내렸으며,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던 여대생은 정읍의 할아버지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어머니와 전화상으로 인터뷰를 한 결과 “경찰이 출동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겠다”며 사건에 대해 함구했다. 또한 “차량 운전자는 예전부터 딸도 알고 있던 지인이다”라고 밝혔다. 어머니의 증언내용을 토대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광주 북부경찰서를 찾았다. 북부경찰서의 담당 과장은 “에쿠스차량에는 피해자와 피해자의 어머니, 아버지 총 세 사람이 탔다”면서 “피해자의 아버지만 경찰서에 와서 신원확인을 했고 수사를 마무리지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사람이 피해자의 아버지가 아니라더라”라는 기자의 질문에 경찰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버지가 아니라 그냥 남자였다”고 하며 바로 말을 바꿨다. 그 남자의 신원에 대해서도 말끝을 흐렸다. 결국 차량 운전자는 피해자의 아버지가 아님이 밝혀졌으며 신원이 불분명한 상태다. 또한 현장에서 피해자가 차량에 탑승하도록 가담했던 또다른 남자에 대해서도 질문한 결과 “지구대로 연행했지만 혐의 없음이 인정되어 훈방조치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북부경찰서 소속 우산지구대는 “13일 오후 5시 27분에 출동했지만 경찰서 강력팀에 모든 것을 인계했다”며 “현행범을 지구대로 연행하지도 않았고 자세한 내용은 경찰서에 문의하라”라며 책임을 경찰서에 돌렸다. 결국 경찰은 13일 오후, 납치신고가 접수됐음에도 불구하고 피의자의 신원조회조차 하지 않았으며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를 쥐고 있는 현행범을 눈앞에서 놓쳐버리는 실수를 범했다. 경찰의 초동수사 허점이 잇달아 드러나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경찰서와 지구대가 책임을 서로 떠넘기면서 단순한 종교문제로 알려졌던 사건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