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이른바 ‘친노세력’으로 당 지도부가 바뀌면서 한미FTA를 주도했던 ‘친노세력’은 FTA폐지론에 대해 자유롭지 못했다. 대응전략으로 ‘盧-FTA는 좋고 MB-FTA는 나쁘다’며 애써 명분을 만들어봤지만 ‘자유진영’도 ‘좌파진영’도 민주당에게 연일질타를 퍼붓고 있다. 소위 ‘독소조항’이라는 부분도 이미 盧정권 때 만들어진 것과 지금과 별반차이가 없고 더구나 한미FTA의 궁극적인 내용이 바뀐 게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FTA 반대론자들은 과거나 현재나 한결같은 이유로 반대를 주장하고 있고, 찬성론자 역시 과거와 같은 이유로 한미FTA의 찬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한결같은 입장으로 꿋꿋하게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나, 민주당 지도부는 과거와 달리 180도로 바뀐 모습이다. 이른바 ‘내 정권이냐 네 정권이냐’에 따라 표피적인 행태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이 국민들에게는 곱지 못한 모습으로 비춰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것이다. 인터넷 포털에서 ‘한미FTA 말바꾸기’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온통 민주당 지도부의 사진과 기사, 웹문서 게시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UCC영상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외 동영상 포털사이트에서는 민주당 한명숙 대표와 손학규 정동영 김진표 천정배 유시민 의원들의 한미FTA ‘애찬론’이 비참(?)하게 널브러져있다. 한 영상에는 민주당 한명숙 대표가 2007년 총리시절 민간대책협의회에서 “한미FTA는 반드시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며 강한의지를 밝히면서도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99%의 중산층과 서민들의 한”을 언급하면서 ‘FTA를 반대한다’는 최근 영상이 그대로 담겨 있다. 이 같은 모습은 민주당이 이른바 ‘나쁜FTA’를 주장하며 거리로 뛰어 나섰지만 오히려 손가락질 받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더욱이 한 대표는 총리시절 “한미FTA는 경제 발전의 신 과제”라며 당시 민노당(현재 통합진보당과 합당)과 대립각을 세운바 있고, 현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로는 한미FTA 찬성론을 펼쳤던 당시 유시민 장관도 직을 맡고 있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형세이다. 즉, 민주당의 ‘한미FTA’ 폐지론이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야권 분열까지 부추긴 셈이다. 판세가 이같이 기울자, 민주당은 국정조사 등 폭넓게 파상공격을 펴며 전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명분없는 ‘부득불 정치공세’라는 눈총을 피하기는 어렵다. 김승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