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덕엽 칼럼니스트 ] 최근 대구 정치권의 공기가 심상치 않다. 단순한 선거 국면을 넘어, 지역 민심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주호영 국회 부의장 컷오프 사태는 그 중심에 있다.
지난 3일 서울남부지법이 주 부의장이 제기한 '컷오프 효력중지 가처분' 신청 가처분을 기각하면서 형식적으로는 당의 결정이 유지되었지만, 문제의 본질은 사법 판단이 아니라 정치적 판단에 있다. 그리고 그 정치적 판단은 현재 대구 민심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보수 정치의 핵심 기반이다. 그러나 이번 공천 과정에서 나타난 일련의 결정들은 지역 유권자들에게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남겼다. 이는 단순한 공천 탈락을 넘어, 정치적 상징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정현 전 공관위원장의 이 전 위원장과 주 국회부의장 등을 컷오프한 결정은 결과적으로 지역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정치에서 공천은 전략이지만, 동시에 지역 민심을 외면한 문제이다.
이 전 위원장의 이번 결정은 전략적으로도, 정무적으로도 모두 실패에 가까운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 주목할 지점은 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표면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 대구시당 고문이 대구시당을 찾은 장동혁 당대표를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인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이는 조직 내부에서도 공천 결정에 대한 불신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이와 동시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 대한 지역 여론 역시 변화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특정 인물에 대한 지지의 문제가 아니라, ‘대안에 대한 탐색’이라는 점에서 더 중요하다. 즉 대구 유권자들이 더 이상 ‘국민의힘’이란 일방적 선택을 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민심을 오판했을 때다. 그리고 지금 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바로 그 ‘오판의 결과’가 현실화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주 부의장 등에 대한 컷오프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이는 지역 정치 질서의 균열이며, 동시에 보수 정치 내부의 리더십 위기를 드러낸 사건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결정이 반복될 경우 지역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정당이 공천을 통해 보여줘야 하는 것은 통제력이 아니라 설득력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것은 설득이 아닌 일방적 결정이었고, 그 결과는 민심의 이반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공천은 끝났을지 몰라도, 정치적 신뢰는 아직 회복의 여지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책임 있는 평가와 함께, 민심을 존중하는 구조적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한 번의 논란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대구 정치의 흐름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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