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대북특사로 거론한 "훌륭한 정치인"은 박 전 대표라는게 정설이다. 박 전 대표가 때마다 이름이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 전 대표가 거론된 것은 그만큼 정치적 의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뜻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정치인들 중에서 가장 말을 아끼는 정치인이다. 그가 말을 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불필요한 말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 뿐이다. 박 전 대표의 침묵속에는 함축된 모든 뜻이 다 들어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한나라당 공천에 침묵으로 항의한 적이 있다. 그당시 왜 자신의 친박계에 불이익을 보면서 침묵으로 일관 했던가. 그당시 모든 주변의 정치인들이 불만 아닌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결과를 한번 되새겨 보라. 박근혜 전 대표가 탈당이나 목소리를 높이는 극단적 방식을 하지 않았던게 더욱 큰 효과를 창출하지 않았던가. 그당시 정치권은 그의 침묵으로 인해 에 더욱 긴장하고 있었다. 이미 당내는 친이계가 장악한 상태이고 또한 몇마디 발언을 했다고 달라질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 분위기를 알고 있었던 그는 총선에서 최대한 행동반경을 줄이면서 당의 공천을 받았거나 당 밖에서 무소속 또는 친박연대로 분투하는 측근들을 간접 지원했던 것이다. 간간이 말문을 연 박 전 대표는 당의 공천에 대해 "잘못된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이 한마디로 정치권은 술렁되었다. 그 이후 또 다시 침묵했다. 이를 두고 측근들은 박 전 대표가 사실상 "침묵"으로 공천을 주도한 李대통령측에 항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고있다. 공천탈락한 친박에게 박 전 대표는 "살아서 돌아오라"는 한마디만 했다. 그 결과 너나 할 것없이 달랑 박근혜 사진 한장을 걸고 선전을 해 지금의 친박계가 생존했다. 직접 지원 방식보다 짧막한 이 한마디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 승리를 거둔 결과였다. 만일 박근혜 전 대표가 자신의 계파만을 살려 달라고 한나라당과 딜을 하고, 국민을 행해 아우성 쳤드라면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오히려 그 결과는 정반대로 참패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박 전 대표는 침묵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아무나 침묵의 정치를 흉내낼 수가 없다. 이런 침묵 정치는 고단수의 내공이 필요하다. 그만큼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앞전의 총리설이나 이번 당내외에서 흘러 나온 "대북특사설"에 박근혜 전 대표는 미동 조차 하지 않았다. 그만큼 李대통령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또다시 헤프닝으로 끝난 대북특사설로 친박계 의원들은 李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털어놓았지만, 당사자인 박 전 대표는 李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표현조차 하지 않았다. 그만큼 박근혜 전 대표는 무게가 있는 정치인이다. 정치인들은 기본적으로 말을 앞세운 정치를 한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가끔 무거운 침묵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런 "침묵의 정치"는 오직 박근혜만 할 수 있는 특허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