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여야의 합의를 도출해 달라’는 국회의장의 주문은 여야가 1일 오후 3시와 6시 그리고 9시에 걸친 협상을 거치면서 이루어지는 듯 했으나 결국 밤 10시 30분 여야 대표와 정책위의장들이 동참하는 김형오 국회의장 주최 여야3당 연석회의로 이어져 최후의 보루로 향하게 되었다. 2일 새벽 1시 10분까지 이어진 중재회의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이 제시한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서는 방송법 신문법 IPTV법 정보통신망법 등 4개 법안에 대해 사회적 논의 추진 기구를 만들어 4개월간 논의 후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기로 한다”와 “경제 관련법에 대해서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여야정 협의를 거쳐 수정할 내용이 있으면 수정안대로 처리키로 한다. 단, 정무위 산하법에서 산업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은 4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한다. 그리고 국토해양위원회의 주공-토공 통합법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로 4월 첫째 주에 처리한다”는데 의견을 모아 각 당의 의견을 수렴한 뒤 2일 오전 10시에 재협상을 하는 것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상황은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정국을 혼돈으로 몰아가고 있다. 국회의장과 여야간 합의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김형오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이 2일 오전 강남의 모 호텔에서 긴급회동을 가져 김 의장의 중재안을 한나라당 지도부가 사실상 거부하며 국회의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직권상정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국회의장과 미디어 관련법도 반드시 상정해야 한다는 한나라당과의 미묘한 갈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지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모습으로 야당이 아닌 여당의원들이 국회 본 회의장 앞 로텐더 홀을 점거하고 있는 모습이 전 매체를 통해 생생히 전해지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김형오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한다는 입장으로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가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지도부의 회동이라는 변수로 허를 찔린 모습으로 아연실색하고 있으며, 여당이 로텐더홀을 점거하고 있는 점에 더욱 불쾌함을 표현하고 있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의장이 중재하고 여야 3교섭단체가 합의한 이 안대로 국회의사일정이 추진될 수 있도록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한나라당을 설득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한나라당의 거부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김형오 국회의장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미디어 관련법이 국회 본회의에 직권상정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MBC의 총파업과 더불어 CBS의 동참에 이어 SBS와 아리랑TV, EBS, YTN 도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KBS의 경우 내부 갈등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일과 3일 오후 2시로 예정되어 있는 국회 본 회의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이 미디어 관련법과 경제 관련법에 대해 어느 선까지 직권상정 권한을 행사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자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