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우 신앙에세이 담배 피우시는 하나님6 고백하건대, 나는 아직도 담배를 피운다. 기독교인으로서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아니 반드시 기독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담배는 끊어야 할 대상임이 분명하다. 담배를 피워서 좋을 것은 없다. 담배로 인한 해독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간접흡연의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그런 줄 뻔히 알면서도 담배를 끊지 못 하는 이유는 순전히 나의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리라. 담배는 중독성이 있다. 마치 마약과도 같이. 그래서많은 사람들이 담배로부터 벗어나기 힘들다고 한다. 성경에는 "네 몸이 성전이다"라고 가록되어 있다. 그래서 누구나 성전인 내 몸을 청결하게 해야 할 것은 당연한 의무가 된다. 중학 시절, 나는 신문에서 "25시"의 작가 게오르규 신부가 담배를 물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당시의 내게 그것은 충격이었다. 신성해야 할 성직자가 담배를 피우다니... 물론 흡연을 금하고 있는 개신교와는 달리 가톨릭은 교리로써 흡연을 금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일반 신자가 아닌 신부님이 담배를 피운다는 것이 내게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도 담배를 접하게 되었고 어느새 "담배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사냐"고 할만큼 담배중독자가 되어 버렸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성향을 살펴보면 몇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족력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지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담배 피우는 사람들과 같이 내 경우에도 집안 어른들이 거의 담배를 피우셨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그러셨고 어머니는 아니지만 아버지께서도 담배를 피우셨고 지금도 피우신다. 그렇다. 담배는 내게 어릴 적부터 친숙한 대상이었다. (다행히 술은 집안 대대로 체질에 맞지 않아서 거의 마시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담배는 내 몸에서 거부반응을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사춘기 시절 주위의 친구들이 하나 둘씩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면서 괜스레 멋있어 보인다는 생각에 잠깐씩 입에 대어보다가 그만 습관이 되고 만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나 같은 과정을 겪었으리라. 20대 무렵에는 낭만적인 분위기 때문에 - 요즘 20대들도 그런 경향이 있음이 눈에 띈다.- 3,40대에는 아예 자연스런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때때로 금연을 결심하기도 하지만 이미 중독성이 너무 심해 어렵다. 지난 6월 2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담배를 완전히 끊기가 쉽지 않음을 토로하면서 청소년들에게 애초에 담배를 배우지 말기를 당부한 바 있다. (나도 그렇게 당부하고 싶다. 담배는 처음부터 외면하는 게 상책이다.) 요즘은 어딜가도 흡연자는 푸대접이다. 7.80년대 이전에는 흡연제한구역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에는금연구역이 너무나 많다. 왠만한 사무실은 거의 금연구역이고 건물 전체가 아예 금연건물인 곳도 많이 생겼다.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집 밖이나 베란다를 이용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왜 담배를 만드셔서 이렇게 나를 고민하게 하실까. 담배 피우는 사람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제 그만 담배를 끊어야 할텐데...하면서 한 대 더 피우게 되는 이 몹쓸 습관을 어쩌면 좋을까. 하나님 도대체 제 힘으로는 담배를 끊을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웬만하면 너무 과하지 않게 조금씩이라도 피웠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하나님께서는 담배를 피워 보셨나요? 안 피워 보셨겠지요. 담배 피우시는 하나님은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 저도 하나님처럼 신성하게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제가 담배를 끊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남에게 피해도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금단현상 없이 자연스렇게 담배가 싫어지도록 그리고 담배 아닌 다른 좋은습관에 이끌려 담배로부터 수월하게 멀어질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저 뿐만 아니라 이 땅의 담배 피우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그런 은혜를 베풀어 주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