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을 맞이해 따뜻한 봄기운 속에 봄꽃을 즐기려고 하는 인파가 전국에 가득한 가운데 영덕 복사꽃 군락지가 관광객들의 봄꽃여행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 영덕군은 청도군과 함께 전국적인 복숭아 재배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재배면적은 250ha로, 해마다 꽃이 필 때면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과 사진작가들뿐만이 아니라 화가들까지 몰려온다. 영덕군은 영덕대게와 함께 영덕의 자랑인 복숭아를 기념하여 해마다 복사꽃이 절정에 이른 시기에 군민체육대회와 복사꽃잔치를 연다. 올해에는 4월 17일 영덕군민운동장에서 제16회 군민의 날 기념식과 제23회 복사꽃큰잔치를 개최한다.
복사꽃은 화사한 꽃 색깔과 은은한 향기가 일품이라 과실수의 꽃 중에서는 으뜸으로 친다. 복사꽃은 4월부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는데 봄이 완연해지는 5월이면 더욱 진한 빛깔로 피어난다.
영덕의 4월은 복사꽃은 연분홍색으로 첫사랑의 빛깔인양 아련하고도 고와서 보고 있으면 자꾸만 흐뭇해진다. 5월의 복사꽃은 진분홍색으로 화사하고 고운빛깔이라 보고 있으면 사랑한다는 당돌한 고백을 받은 것처럼 설레고 즐거운 기분이다.
봄을 맞이한 영덕에는 강변의 밭에서부터 저 멀리 오르막진 산비탈 구석구석까지 온통 연분홍빛으로 물들어 있다. 복사꽃들이 줄지어서 나란히 무리를 이루고 펼쳐진 풍경은 가히 장관이라 여기가 무릉도원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꽃들에 취해 꽃향기에 취해 걷다보면 어느새 온몸에 봄이 가득찬 느낌이다.
영덕 복숭아의 역사는 지난 1959년 사라호 태풍에서부터 시작한다. 태풍이 휩쓸고 난 땅은 척박해서 일반 작물은 재배가 어려웠는데 한두 주민이 척박한 땅에도 강한 복숭아를 재배하면서 서서히 퍼져나가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
영덕군은 강을 낀 사질양토와 풍부한 일조량, 적은 강우량 등 재배의 천혜조건을 갖춰 지금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복숭아 산지가 되었다.
또 지품면에 이르는 34번 국도를 타고 가다보면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을 끼고 곳곳에 복숭아 과원들이 형성되어 있다. 분홍색 꽃물결을 보고 그 자리에 멈추어 서면 그곳이 곧 포토 존이요, 관광명소로 보일만큼 모든 곳이 아름답지만 영덕읍 구미리 농업기술센터 앞과 지품면 삼화 리의 복사꽃이 특히 유명하다.
분홍색 봄을 눈에 가득 담고 나서는 또 다른 영덕의 관광명소로 가보는 건 어떨까.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 중 네티즌 평가 12위에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64km의 바닷길을 자랑하는 영덕 블루로드를 따라 푸른 바다를 실컷 감상하고, 어릴 적 가지고 놀던 바람개비를 닮은 24개의 흰색 발전기를 볼 수 있는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를 보고나면 영덕이 자랑하는 청과 백, 이색(二色)의 색깔 속에 이색적(異色的)인 즐거움을 흠뻑 맛볼 수 있을 것이다.[더타임스 남성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