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했다. 이날 연설을 30분으로 예정됐으나 미 의원들의 6차례 기립박수와 39차례에 이은 박수세례로 약 5분 가량 지체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의원들의 이름을 호명했고 이에 미 의원들은 첫 기립박수를 쳤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국전 참전기념비에 새겨진 비문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이 "워싱턴에 도착해 포토맥 강변에 조성된 한국전쟁 기념공원을 찾았다"며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국가의 부름에 응한 미국의 아들과 딸들에게 미국은 경의를 표한다'는 비문은 매번 방문할 때마다 깊은 감명을 준다"고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은 "데이비드 모건 중령의 할아버지 고 워렌 모건씨는 6·25 전쟁에 참전해 해군 예비군 지휘관으로 활약했고 아버지 존 모건씨는 미 213 야전포병대대 포병중대장으로 6·25 전쟁에 참전했다"며 "모건 중령도 1992년과 2005년 두 번에 걸쳐 주한미군에서 근무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3대가 함께 한국의 안보를 지켜낸 모건 가족은 한미동맹 60년의 산 증인"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한미 동맹 관계의 3가지 비전과 목표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 동북아지역의 평화협력 체제구축, 지구촌 이웃들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기여를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미래 아시아에서의 새로운 질서는 역내 국가 간 경제적 상호의존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정치·안보협력은 뒤처져 있는 소위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이런 도전들을 극복하기 위한 비전으로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이 환경, 재난구조, 원자력 안전, 테러 대응 등 연성 이슈부터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고 점차 다른 분야까지 협력의 범위를 넓혀가는 동북아 다자간 프로세스를 시작할 때가 됐다"며 "이런 구상은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이 지역의 평화와 공동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도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이제 DMZ는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진정한 비무장 지대가 되어야 한다"며 "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유지해 나가면서 DMZ 내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 지도부는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바로 국민 삶의 증진과 국민의 행복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는 방향으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며 "북한이 스스로 그런 선택을 하도록 국제사회는 하나의 목소리로, 분명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전문직 비자 쿼터 관련 법안에 대해서는 "지난해 3월에 발효된 한미 FTA는 한미 동맹을 경제를 포함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현재 미 의회에 계류 중인 한국에 대한 전문직 비자쿼터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양국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게 되고, FTA로 인해 양국 국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입는다는 것을 체감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타임스 소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