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은 20시50분 숭례문 2층 누각의 아랫 부분인 1층의 북쪽에서 붙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21시경에는 화염은 보이지 않고 연기만 피어 올랐다. 22시경쯤 소방관들이 불씨는 없는 것으로 판단, 잔불처리를 하려고 지붕을 거터내자 불씨가 되살아나 거침없이 타 올랐다. 숭례문 국보 1호, 완전 소실로 붕괴돼 23시10분경에는 양녕대군이 직필로 쓴 현판이 떨어져 나갔다. 또한 11일 0시40분경 2층이 완전 전소되어 소실되어 이날 1시55분경 폭격을 당한 듯 모두 붕괴가 되었다. 잃써 600년간을 서울을 지켜온 숭례문이 화마에 빼앗기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번 국보 1호 숭례문 전소 사건은 문화재 관리당국인 문화재청과 소방당국간에 손발이 맞지 않는 안일한 대처가 화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11일 "숭례문에 화재가 발생한 10일밤 서울소방본부측이 대전 문화재청과 연락해 화재 진압방식을 논의했으나 이 과정에서 문화재청이 `문화재가 손실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불을 꺼달라"고 당부하는 바람에 초기 진화에 나서지 못했다"고 말했다. |
이 관계자는 "숭례문은 목재 건물인데다 기와집 형태의 건축물이어서 내부 구조가 복잡해 진화를 위해 물을 대량으로 살포하더라도 내부 구조물에까지 물이 침투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면서 "내부 구조물에 남아있는 불기운을 잡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진화가 필요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는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여기에 10일 오후 8시50분께 숭례문 화재가 발생한 뒤 40여분만에 연기만 나는 상태가 되자 진화에 나선 소방관들이 `불이 잡힌" 것으로 오판한 것도 화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숭례문의 설계도를 확보하지 못한 소방당국 입장에서는 문화재를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때문에 적극적으로 진화작업을 벌이지 못했고 이로 인해 결국 숭례문 전체를 태우는 대형 화재로 이어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화재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어떤 식으로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압 매뉴얼"이 갖춰져 있지 못한 것도 차제에 개선돼야 할 요소라고 소방당국의 관계자는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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