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지지율 5%에 불과하던 박원순 변호사를 “훌륭한 서울시장이 될 수 있는 분이다”는 양보의 말 한마디로 박 변호사의 지지율을 50%이상으로 끌어 올린 안철수 교수의 바람은 대단했다. 시민사회 세력의 뒷받침을 받은 박 변호사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단일화 대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범야권 단일후보이자 시민후보임을 내세우며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박 후보는 결국 안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안 교수는 선거 이틀을 앞두고 캠프를 전격 방문해 편지 한 장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당선시키는 위력을 발휘했다. 이러한 결과는 안철수의 등장이 시민사회의 정치권 참여라는 새로운 틀을 조성하며 기존의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우선 이번 안철수의 등장으로 가장 타격을 받은 것은 민주당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유시민 후보에게 경기도지사후보직을 내주게 되는 치욕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대한민국 수도서울의 시장직 마저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빼앗기는 불임정당의 오명을 안게 되었다. 앞으로 민주당은 기존의 야권 정당인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과의 단일화 협상과 더불어 원외의 친노 그룹과 시민사회세력과의 협상을 이끌어 내야 되는 복잡한 상황을 맞게 되었다.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탄생함에 따라 힘을 받는 것은 친노 그룹과 시민사회세력이 규합한 ‘혁신과통합"이고 이들은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민주당과의 협상 여부에 따라 이들 세력은 총선 전 안철수, 박원순을 중심으로 한 제3신당을 창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바람이 아닌 위력으로 돌변한 안철수 교수를 중심으로 한 야권신당이 출연하게 되고 민주당은 큰 타격을 받으며 결과에 따라 당의 존립여부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민주당보다는 조금 나은 입장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에 실망을 느낀 극우 보수세력들이 총선 전에 새로운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도 있지만 폭발력이 없는 경직된 한계성 때문에 총선 전까지는 기존의 한나라당 체제로 유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합리적 사고를 가진 40-50대 중심의 중도보수연합이 총선 전 새로운 정당을 창당해 신(新)보수 등장론을 들고 나올 경우 한나라당도 어려운 입장을 맞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지금 분위기라면 총선에서 참패해 여소야대가 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큰데 그렇게 되면 기존의 한나라당은 붕괴되고 새로운 대안정당이 탄생해 ‘헤쳐모여식’의 새로운 여권의 정계개편이 이루어 질 가능성이 크다. 제3세력을 표방하는 새로운 보수와 진보진영의 출연에 따른 파급효과에 따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운명도 새로운 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